새벽 운동 중 극심한 두통…뇌혈관에 무슨 일이?

기온 내려가면서 혈압 상승, 뇌혈관 파열 가능성 높아져

뇌동맥류는 약해진 뇌혈관 일부가 부풀어 수 밀리미터(㎜) 크기의 풍선 꽈리 같은 형상으로 변하는 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혈압은 기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한고혈압학회 등 학계에 따르면 기온이 1도 내려가면 수축기혈압이 1㎜Hg 내외로 상승한다. 신체가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말초동맥들이 수축하고 혈압이 올라간다.

가을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하루의 최저 기온과 최고 기온의 차이가 10도 내외로 벌어지고 아침 기온이 20도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혈압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일교차로 인해 10㎜Hg의 혈압 변동이 생긴다면 고혈압의 경계치에 있는 사람들이 고혈압 환자 상태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특히 무더운 날씨에 이완돼 있던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높아지면 뇌혈관에 큰 부담이 되고, 자칫 가장 위험한 뇌출혈인 ‘뇌동맥류’ 파열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뇌지주막하출혈’ 혹은 ‘뇌거미막하출혈’이라고 한다.

뇌동맥류는 약해진 뇌혈관 일부가 부풀어 수 밀리미터(㎜) 크기의 풍선 꽈리 같은 형상으로 변하는 병이다. 혈관 벽이 얇아져 쉽게 파열될 수 있다. 일교차가 크거나 기온이 내려가는 계절에 터질 위험성이 더 높다. 뇌동맥류가 터지면 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절반가량이 사망하며 생존한다 해도 의식 손상, 복시, 편마비, 시야 손상, 감각 이상 등의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환절기엔 고혈압 관리·치료 더 철저히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두개강 내로 피가 차면서 뇌를 비롯한 구조물을 압박한다. 증상은 출혈량에 따라 두통부터 급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두통의 양상은 ‘망치로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느낌’이 가장 많고 메스꺼움과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없다. 따라서 고혈압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꽈리가 발견되면 크기나 위치에 따라 추적관찰을 하거나 관련 치료를 시행한다.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의료진은 “위치, 모양, 크기, 환자의 혈관 상태 등을 고려해 파열을 막기 위한 치료가 선택적으로 시행된다”면서 “수술과 시술은 각각 장단점이 있어 두 가지 방법을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두개골을 절개하고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뇌동맥류에 접근한 후 클립으로 묶어주는 수술인 클립결찰술(개두술)과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뇌동맥류 안으로 삽입한 후 가느다란 백금 코일을 채워 파열을 막는 시술인 코일색전술(혈관내 치료)이 있다.

뇌출혈 가족력 중요, 뇌MRI 촬영해야

40대 이후의 나이, 고혈압, 흡연, 가족력 등 뇌동맥류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면 정기적으로 뇌혈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30대 이후부터 꾸준히 뇌동맥류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절기에는 생활 속에서 혈압 상승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실내외 온도차가 많이 나지 않게 조절한다. 따뜻한 곳에 있다가 찬바람에 갑자기 노출되는 상황은 절대적으로 피한다. 새벽 실외 운동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은 질병청이 제시한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이다. 하나, 담배는 반드시 끊는다. 둘, 술은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인다. 셋,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한다. 넷,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한다. 다섯, 적정한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한다. 여섯,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한다. 일곱, 정기적으로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측정한다. 여덟,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을 꾸준히 치료한다. 아홉, 뇌졸중·심근경색증의 응급 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에 간다.

    이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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