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풍 환자 치료, 요산 저하제 사용 어떻게 변했나

다학제 논의 거쳐 한국형 통풍 치료 지침 5년만에 개발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부어오르며 아프다면 통풍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통풍 치료 지침이 첫 선을 보인다. 약물 치료에 이슈로 떠오른 ‘급성 통풍 발작’ 환자의 경우, ‘알로푸리놀’과 ‘페북소스타트’와 같은 요산 저하제의 병용 사용을 적극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류마티스내과 등 의료 전문가 단체가 개발한 국내 통풍 진료 지침이 최근 공개됐다. 국내 실정에 맞는 치료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공론화된지 5년만에 이뤄졌다.

해당 지침은 류마티스내과 및 신장내과,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등 유관학회가 참여해 다학제 논의를 거쳐 개발됐으며, 세부 내용은 내과학회지 2023년 8월 31일자에 게재됐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생긴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과 힘줄, 주위 조직에 침착돼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에서는 과음·과식하는 식습관의 변화로 인해 발병 위험이 유독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통풍 치료는 미국 및 유럽 학회에서 개발된 가이드라인을 사례별로 참고해 진행됐다. 하지만 식생활과 환자 특성 등에 차이가 커 실제 진료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란 어려움이 따랐다. 더욱이 관리가 시급한 급성 통풍 발작 환자의 경우엔, 요산 저하제(ULT)의 사용 기준조차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아 개별 의료진의 판단에 맡긴 상황이었다.

이번 치료 지침은 이러한 애로사항을 적극 반영해 국내 환자에서 맞춤형 약물 사용을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먼저 통풍 발작에 사용할 수 있는 1차 약제로는 항염증제인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 ▲콜키신 또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사용을 조건부로 추천했다.

약제별로 효과 차이가 크지 않다보니, 치료 환자에서 부작용 발생 위험과 동반질환 등을 적극 고려한 뒤 의사의 선호도에 따라 약물을 선택해 처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급성 통풍 발작 기간에 NSAID와 경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는 효과와 안전성이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또한 급성 통풍성 관절염 치료에서 콜키신과 경구용 NSAID 계열 약물인 ‘나프록센’의 통증 완화 효과 역시 유사했다.

다만, 약물 치료 후 부작용 발생에는 어느 정도 차이를 보였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 치료에서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사용은 NSAID에 비해 소화불량 및 메스꺼움, 구토 등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더불어 나프록센은 경구용 콜키신보다 설사, 두통 등의 발생 위험이 낮아 1차 치료제로 권장됐다.

논란이 됐던 급성 통풍 발작 시 요산 저하제의 약물 사용을 놓고는 일단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요산 저하제로는 잔틴 옥시다제 억제제 계열약인 ‘알로푸리놀’과 ‘페북소스타트’가 있다. 여기서 지침은 급성 통풍 발작 환자에서 초기 집중치료를 위해 요산 저하제를 조건부로 병용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지침은 “관련 임상데이터들을 분석한 결과 발작 기간 중에 요산 저하제를 투약하는 것과 발작이 완전히 해소된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것에는 발작의 지속 시간이나 통증 강도를 줄이는데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밖에도 지침은 알로푸리놀 또는 페북소스타트와 같은 요산 저하제 치료를 시작할 경우, 혈청 요산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따른 발작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을 세웠다. 예방법으로는 콜키신 병용투여를 권장했다.

알로푸리놀이나 페북소스타트를 투여하는 모든 통풍 환자는 혈청 요산염 목표 수치를 6mg/dL 미만으로 유지하고, 통풍 재발 방지를 위해 약물의 사용을 지속할 것을 추천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실시한 ‘통풍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 현황’에 따르면, 작년 통풍 진료 인원은 50만8397명으로 2018년(43만3984명)보다 17.1%가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4.0%로 나타났다. 심지어 2030 연령대의 환자가 2017년 8만6676명에서 2021년 12만4379명으로 4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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