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다 나았는데… 약 제대로 복용안해 재발, 방법은?

우울증 등 부작용 탓 40% 조기 중단, 30%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않아…대책 시급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각종 부작용으로 처방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사례가 매우 많다. 암의 재발과 암세포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환자들이 순순히 약을 잘 먹을 수 있게 하는 묘책은 없을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방암 치료를 받고 회복한 생존자의 약 80%는 수술, 방사선요법, 화학요법으로 치료가 끝나지 않는다. 담당 의사는 이들에게 앞으로 5~10년 동안 종양 성장과 재발을 일으킬 수 있는 성호르몬 차단 약물을 복용하도록 권한다.

에스트로겐 차단제인 타목시펜과 아로마타제 억제제 등이 대표적인 약이다. 이는 가장 흔한 유방암인 ‘호르몬 수용체 양성 종양(HR+)’ 환자의 암 재발 위험을 50%까지 낮춰준다. 이런 이점이 있는데도 유방암 생존자의 약 40%는 이 약의 복용을 일찍 중단하며 약 30%는 지시사항을 어기고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않는다. 우울증 등 각종 부작용 탓이 크다.

그러나 담당 의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이들 유방암 생존자가 순순히 약을 복용하는 정도(약물 순응도)를 약 50%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 연구팀은 관련 연구 25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에는 약 36만8000명의 여성이 포함됐다.

연구의 제1 저자인 조안나 아치 교수(신경과학)는 “유방암 생존자들이 재발을 일으키기 않고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성호르몬 차단제를 잘 복용할 수 있게 돕는 효과적인 전략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그녀는 “에스트로겐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며칠 만에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상태로 바뀌게 하는 게 이런 약물이다. 부작용이 적지 않아 힘들지만, 처방대로 약을 복용하면 유방암 재발률이 낮고 더 오래 살 수 있다. 심각한 딜레마다”라고 설명했다.

의사가 처방하는 에스트로겐 차단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우울증을 비롯해 체중 증가, 성적 문제, 관절통, 불면증 등 각종 부작용을 빚을 수 있다. 화학요법제 등 차세대 항암제는 병원에서 제공하는 주사제에서 집에서 먹을 수 있는 경구치료제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의료계는 환자가 약을 잘 복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연구 결과 값비싼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특허가 만료돼 값이 싼 ‘제네릭 의약품’을 제공하는 등 조치를 취하면 상당히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에게 복용하도록 상기시키는 모바일 앱과 문자, 심리적 전략도 작은 개선 효과를 냈다.

팜플렛이나 구두 설명을 통해 부작용에 대해 교육하는 방법은 여성들이 지시에 따라 약을 복용토록 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부작용을 줄이거나 관리하는 물리치료, 운동, 행동상담 등 방법은 효과를 거두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연구팀은 유방암 생존자에게 약을 복용하는 주된 동기가 무엇인지 파악해달라고 요청했다. 생존자는 예컨대 자녀나 손자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인지, 예술을 추구하기 위해서인지, 언젠가 마라톤을 뛰기 위해서인지 파악했다.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그 목표를 나타내는 사진과 “나는 이것을 위해…”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준비해 약 상자에 붙였다. 이런 사소한 일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참가자는 첫 한 달 동안 다른 사람에 비해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부작용에 대한 교육과 함께 부작용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사의 추천, 예약 알림 등으로 후속 조치를 취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Interventions to Promote Adjuvant Endocrine Therapy Adherence Among Breast Cancer Survivors)는 ≪임상 종양학(Clinical Oncology)≫ 저널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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