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사레 들고… 식사 후에 목소리가 쉰다면?

[조정미 온종합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연하’(嚥下)란 뭔가를 꿀떡 삼켜서 넘긴다는 말이다. 음식물을 입에 넣어 삼킬 때 쓴다.

무척 쉽고 단순해 보이지만, 여기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근육이 사용된다. 게다가 여러 근육의 움직임이 서로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동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연하곤란'(dysphagia, ‘연하장애’ 또는 ‘삼킴장애’)이라 한다. 물이나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또는 음식물이 식도가 아닌 기도나 후두로 잘못 들어간 상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뇌경색이나 암 등의 질환의 후유증으로 음식을 먹기 어렵고, 삼키더라도 식도로 넘어가지 않고 기도로 넘어갈 수 있다. 만약 환자가 식도 협착증까지 있다면 그 위험도가 훨씬 올라간다.

뇌졸중, 파킨슨 등 신경계 질환에서 주로 생기는데, 단순한 노화 현상에 의해서도 온다. 딱딱한 고체는 못 삼키지만, 액체는 삼킬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물조차 삼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레가 자주 들고 음식물 섭취가 어려우면 영양 부족이 올 수도 있고, 폐렴이 생길 수도 있다. 면역이 약한 고령자라면 폐렴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물이나 음식물을 삼킬 때 사레가 들거나, 식사 후 목이 잠기고 쉰 목소리가 나면 우선 연하곤란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자주 열이 나고 가래가 생길 때도 그렇다.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서 가벼운 폐렴이 반복되는 것일 수도 있다.

위에서 “뇌졸중, 파킨슨 등의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연하곤란이 생길 확률이 더 높다” 고 했다. 신경계 질환으로 인해 기침 반사 능력이 떨어지면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더라도 사레가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 외에 식사량이 충분치 못하거나, 지속해서 체중이 감소하는 때도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연하곤란 여부는 재활의학과에서 검사 및 진단 내리게 된다. 내원하면 먼저 간단한 면담을 하고 신체 검진을 받는다. 그다음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를 한다. 연하장애가 있는지 여부와 연하 단계의 어느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를 구체적으로 평가해준다.

간단한 신검 다음엔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 이어진다

조영제가 들어간 다양한 음식물을 삼키면 그 과정을 방사선 투시를 통해 관찰, 녹화하고, 그 결과를 보며 상태를 평가하고 구체적인 치료 계획을 세운다.

대부분 1차적인 방법으로 먹는 것의 형태를 조절하여 치료한다. 연하곤란이 너무 심해 입으로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위험한 환자는 입으로 먹는 것을 제한하고 코나 배를 통해 경관식이를 시행하면서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흔히 연하곤란이 있으면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은 묽은 죽이나 떠먹는 요구르트 같은 음식에 비해 점도가 낮다. 목을 빠르게 통과하기 때문에 기도로 들어갈 위험성이 높다. 반대로 점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목의 구조에 따라 음식물이 남을 수 있다. 남은 음식물이 있다면 나중에 흡인되기도 한다.

연하곤란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음식물의 점도는 다르다. 각자의 상태에 맞게 음식물의 점도를 조절하여야 한다. 특히 물이나 국과 같은 음식물의 점도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전분가루 성분의 ‘점도 조절제’를 사용하는데, 국내에서도 다양한 상품이 판매 중이다.

연하곤란 치료할 때 보통 식이 형태의 조절과 함께 연하 재활치료를 병행한다. 연하 반사를 돕기 위해 다양한 자극, 운동치료를 시행한다. 또한, 삼킨 음식의 잔여물이 목에 남거나 기도로 들어가지 않도록 자세를 교육하기도 한다.

필요에 따라 음식물을 삼키는 것에 관여하는 근육주위에 전기자극치료를 병행한다. 치료하면서 비디오 투시 연하검사를 다시 시행하는데, 호전 여부를 판단하고 식이, 치료방침을 재설정한다. 이러한 치료를 통해 대부분 폐렴 등의 심각한 합병증 없이 안전하게 입으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 처음에는 입으로 음식물을 먹는 것 자체가 힘들었던 환자도 치료 후에는 제대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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