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바이오헬스케어 전시회 대통합 필요”

안영신 부산시 첨단의료산업과장 인터뷰

지난 17~19일, 부산 벡스코에선 ‘2023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가 열렸다. 사흘 동안 전국에서 3,651명이 찾아와 148개 업체, 기관이 꾸민 380개 부스를 관람했다.

사실 7월말까지만 해도 전시회가 정상적으로 열릴 것인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하락하는 경제 상황 때문.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참관객 수가 지난해(3,256명)보다 오히려 늘었다. 참가업체나 행사 규모도 더 늘고 알찼다. 12개 건강강좌 특별코너 등 부대 행사는 더 다채로워졌다. 부울경의 헬스케어 대표 전시회이자 시민들 축제가 됐다.

부산시 안영신 첨단의료산업과장(미래산업국)은 국립재활원 등 중앙 및 전국의 관련 기관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이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부산의 미래산업, 그중에서도 첨단의료산업 분야를 맡은 그로선 이 전시회가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

안영신 첨단의료산업과장. [사진=부산시]
“부산은 다른 대도시보다 초(超)고령사회에 일찍 진입했습니다. 그래서 부산을 ‘노인’과 ‘바다’만 있다고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여기에 우리의 커다란 잠재력이 있습니다. 부산이 고령 친화, 항노화 등 라이프케어 분야를 ‘7대 전략산업’의 하나로, 또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 지원하는 것도 그런 때문이죠.”

전 세계적 고령화 흐름에서 부산이 중요한 ‘테스트베드’(test bed)시장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 여기서 새로운 ‘스타트업’(start-up)이 싹트고, 글로벌로 나갈 대기업, 중견·중소기업들이 부울경에서 데이터와 소비자 경험을 쌓는, 그런 역할이다.

“게다가 ICT 발달,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바이오헬스산업은 세계적으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 않나요? 부산시가 첨단의료산업과를 신설(2015년)하는 등 그런 시대 흐름에 맞춘 조직 개편을 이어온 것도 그런 이유에섭니다.”

부산시가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 전시회를 애정을 갖고 키워온 것도 같은 맥락. 벌써 15년이나 됐다.

“사실 코로나19 기간 중엔 전시회를 열지 못할 때도 있었죠. 행사 규모도 많이 위축됐구요.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가능성 있는 관련 기업과 기관을 더 많이 찾아다니며 참가를 독려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중앙정부나 보건산업진흥원, 국립재활원 등의 국책기관들 후원과 참가도 더 필요했고요.”

15년 된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 대한민국의 미래 보여줄 새로운 발전 방향 모색할 때

그런데도 한계는 뚜렷이 남았다. ‘글로벌’이라기보단 아직 ‘로컬’행사에 머물러 있고, ‘헬스케어’의 현재와 미래를 두루 포섭하기엔 아직 부족한 것이 적지 않다.

또 부산, 경남, 울산 등 부울경에만도 유사한 바이오헬스케어 전시회가 여럿이다. ‘도토리 키재기’ 식의 경쟁으로 독자적인 생존전략조차 불투명하다.

‘2023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 [사진=코메디닷컴]
안 과장은 그래서 “지역 간의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이 아니라 상생하고 협력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때가 됐다”라고 했다.

“부산을 비롯한 경남과 울산은 서로 ‘경제동맹’을 구축하여 협력하려는 상황이지 않나요? 특히 3개 지자체가 모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바이오·헬스 분야는 좋은 공동사업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전시행사는 큰 부담 없이 지자체 간에 우선하여 협력해볼 수 있는 분야라는 점도 들었다. “이를 통해 행사 규모와 내용을 키워나가고,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면서 관련 국비 사업도 선점한다면 좋은 성장전략이 나올 수 있다”고도 했다.

낙동강 ‘에코델타시티(EDC)-스마트헬스케어 클러스터’, 부울경의 바이오헬스 핵심 인프라 

그는 환경부에서 잔뼈가 굵은 중앙공무원 출신. 환경과 지역산업이 균형 있게 발전하는 데 관심이 없을 수 없다. 지역 산업계가 춤추고 뛰어놀 바이오·헬스 인프라로 낙동강 ‘에코델타시티’(EDC)에도 주목하는 이유다. 부산시는 여기 14만평 부지에 ‘스마트헬스케어 클러스터’을 조성하려 한다.

“미래형 스마트병원을 유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들이 밤을 새워 연구하는, 그런 미래도시죠, 새로운 스마트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현실에서 실증하고 또 적용해보는 신세계입니다. 사람들 생애주기에 맞춘 다양한 헬스케어 산업이 여기서 시작해 세계로 뻗어 나가는 날도 곧 오지 않겠습니까?”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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