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트렌드 ‘베드 로팅’이 뭐길래…‘방콕’ 이어 ‘침콕’?

하루 종일 침대에 처박혀 빈둥대는 ‘Bed-rotting’, 정신건강에 장단점 있어

틱톡(TikTok)에서 새 트렌드로 떠오른 ‘베드로팅(Bedrotting)’. [사진=틱톡 캡처]
최근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에서 ‘베드 로팅(Bed-rotting, 침대에서 썩기)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고달픈 삶을 꾸리는 젊은이들이 침대에 푹 처박혀 아무 짓도 하지 않고 빈둥대는 것을 뜻한다.

이런 새 트렌드의 장점과 단점을 일부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화제로 삼기 시작했다고 미국 잡지 리더스다이제스트가 운영하는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가 소개했다.

‘방콕’이 ‘방에만 처박혀 빈둥대는 것’이라는 뜻으로 통하고 있는 만큼 ‘베드 로팅’은 ‘침콕’으로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미국 온라인 여성 정신의학 치료 회사 ‘마인디드(Minded)’의 최고의료책임자(CMO)인 크리스틴 길 박사(정신과 전문의)는 “베드 로팅은 침대에 누워 긴장을 푸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상태로, 젊은이들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재충전 시간을 갖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침대에선 잠만 자는 게 좋다. 침대에서 계속 빈둥대면 몸이 수면과 깨어있는 상태(각성)를 혼동해 수면의 질이 뚝 떨어질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3일 오전 1시 현재(한국 시간) 틱톡에서 베드 로팅 해시태그(#bedrotting)는 1500만이 넘는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용자들은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다양하게 올려 놓았다. 베드 로팅을 자기관리의 한 형태로 삼고 있다.

어떤 사람은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침대에 누운 채 넷플릭스 등을 시청하며 라면을 먹기도 한다. 이들 사용자는 베드 로팅이 전반적인 정신건강과 웰빙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길 박사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주변 세상과의 연결을 잠시 끊고 싶어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휴식을 취해 삶에 필요한 ‘사회적 배터리’를 재충전하면 앞으로 닥칠 문제에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길 박사는 “일부 젊은이들이 ‘오늘은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거나 ‘하루 푹 쉬겠다’고 나서는 것은 휴가, 휴식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사회에서는 특히 다른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드 로팅에는 개인의 삶보다는 업무를 중시하는 문화(허슬 문화)에서 한 발짝 물러나 존재감을 나름대로 드러내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베드 로팅의 시간이 길어지면 득보다 실이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미국 공인 심리치료사이자 정신건강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저스틴 푸더는 “장시간 침대에 머무는 것은 일종의 회피 행동이 될 수 있고 이는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독한 시간은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너무 오래 고립되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락한 공간에 상당 기간 머물다 보면 직장, 학교, 사교 모임 등에 다시 나갈 때 불안해질 수도 있다. 환경을 다양하게 바꾸고 매일 한두 시간만이라도 집 밖으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베드 로팅은 정신건강에는 물론 수면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신과 전문의 사라 실버맨(행동수면의학) 박사는 “침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면 뇌가 수면과 각성(깨어있는 상태)을 혼동할 확률이 높아지며, 이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불면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건강하고 균형 있는 방식으로 베드 로팅을 생활에 통합하면 유익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평소 스트레스에 적극 대처하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해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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