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비슷한 여름 감기와 냉방병, 구분하려면?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증상 비슷한 여름 감기와 냉방병, 구분하려면?
냉방병은 밀폐된 공간에서 환기 없이 냉방을 지속할 때 발생하는 여러 증상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역대급 더위를 자랑하는 올여름. 태풍 탓에 며칠은 잠잠했으나 다음 주도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 치솟는 기온만큼 에어컨 사용량도 증가한다. 적정 온도와 환기도 곁들인 일반 가정의 에어컨 사용은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는다.

하지만 직장과 같이 내가 조절할 수 없는 강력한 에어컨 바람에 온종일 노출되면 몸이 무겁고 두통이나 콧물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에어컨을 피해 잠시 밖에 나가거나 주말이 되면 증상이 훨씬 나아지는 패턴을 반복한다면 ‘냉방병’으로부터 나를 지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언뜻 보기에 증상이 비슷해서 헷갈리는 냉방병과 여름 감기, 어떻게 구분하고 관리해야 할까?

감기와 달리 냉방을 하지 않을 때 증상이 완화되는 냉방병

냉방병은 밀폐된 공간에서 환기 없이 냉방을 지속할 때 발생하는 여러 증상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가벼운 감기처럼 몸살, 권태감, 콧물 등이 많이 나타나지만, 소화불량이나 설사 등의 위장장애 증상을 겪는 분들도 있다. 여성의 경우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장시간 환기 없이 밀폐된 환경이 유지되며 내부 오염물질이 많아지면, 두통, 눈, 코, 목 등이 건조하고 따갑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운 등의 밀폐건물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름철 낮은 실내온도에서 더 활발한 바이러스에 의해 실제 감기에 걸리는 사람도 있다. 특히 기침이나 가래가 심하다면 일반 감기일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땐 적절한 휴식과 영양 관리로 감기의 회복을 돕는 게 중요하다. 다만, 1~2주가 지나도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잘 낫지 않고 에어컨 노출이 적은 주말에 증상이 완화된다면 냉방병을 의심한다.

냉방병으로 인한 두통에 과도한 진통제 사용주의

두통, 콧물, 재채기, 코막힘, 전신 피로. 냉방병과 일반 감기 모두 겪을 수 있는 증상이다.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다면 휴식이 최고지만, 직장인의 현실은 쉽지 않다. 그래서 증상 완화를 위해 가까운 약국에서 약을 구매하거나 병원을 찾는다. 대개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해열진통제나 항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등이 활용된다. 소화기 증상이 동반된다면 소화제나 위장 운동 조절제, 정장제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약국에서 처방 없이 구매한 약이나 처방받은 약을 복용 하면서 증상이 완화되고 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실내환경이나 일상 환경에서 내가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특히 여름마다 잦은 두통으로 진통제를 많이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냉방병 예방법을 꼭 찾아야 한다. 2~3일에 1번 정도 두통이 심할 때 정해진 복용량을 먹고 증상이 완화되는 정도라면 크게 문제없다. 다만, 매일 출근만 하면 에어컨에 의한 두통 탓에 진통제를 찾고 점점 복용량이 늘어난다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잦은 진통제 복용은 실제 치료가 필요한 통증을 인식하지 못하게 가릴 수 있고, 과도한 진통제 사용은 간이나 신장, 위에도 부담을 주어 나도 모르게 또 다른 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도 있다.

긴팔 옷 챙기기, 찬물 덜 먹기 등 내가 할 수 있는 냉방병 예방법 시행해야

냉방병 치료법 1순위는 실내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적어도 2~4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너무 낮은 온도로 유지하는 건 피해야 한다. 외부 온도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여름철 적정 에어컨 온도로 제안하는 건 25~26도다. 안과 밖의 온도 차이가 5도 이상 넘는 곳에 오래 있으면 체온 유지를 위해 말초혈관이 빠르게 수축하면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또한, 외부의 고온과 실내의 낮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율신경계가 지쳐 얼굴의 화끈거림이나 가슴 두근거림, 근육통, 여성의 경우 생리 불순이 생기기도 한다.

직장에서 나에게 맞는 온도와 환기 주기를 만드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대신, 얇은 카디건이나 긴팔 옷 등을 챙겨 찬 공기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할 순 있다. 또한, 찬물이나 차가운 음료를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업무 중간에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움직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점심시간에 산책을 즐기는 패턴이라면, 가능한 날엔 산책 패턴을 유지하는 것도 좋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의한 병이라면, 차가운 바람을 덜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가장 도움될 것이다.

    노윤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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