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향기가 ‘뇌’까지 향기롭게 한다

좋은 향기 맡으면 기억력 좋아져, 신경학 학술지에 관련 연구 게재

아로마테라피
좋은 향기를 맡으면 기억력이 향상됨은 물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분 좋은 향기와 함께 잠을 청하면 뇌까지 건강해진다.

아로마테라피가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건강정보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 health)’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기 전에 에센셜 오일을 담은 디퓨저를 머리 맡에 놓아두는 작은 습관만으로도 치매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해당 연구는 기억력 장애가 없는 60~85세 노인 23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해 수면 중 좋은 향기를 마시면 6개월 후 기억력이 극적으로 향상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에 참여한 마이클 레온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신경생물학 교수는 “냄새 관련 감각을 강화하면 기억 영역이 확장되고 기능까지도 개선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면서 “이와 반대로 후각이 손상을 입으면 뇌의 기억 중추 기능이 약화된다”라고 설명했다. 후각 정보는 후각 망울과 후각로를 거쳐 대뇌에 전달되며 특히 후각로는 관련 정보를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에 전달한다.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에는 7가지 종류의 에센셜 오일(장미, 오렌지, 유칼립투스, 레몬, 페퍼민트, 로즈마리, 라벤더)과 디퓨저를 제공하고 자기 전에 오일을 담은 디퓨저를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 밤마다 각기 다른 에센셜 오일을 번갈아 사용하고 잠든 후 2시간 정도 향이 퍼지도록 했다. 다른 그룹에도 디퓨저를 제공하고 밤마다 사용하게 했지만 에센셜 오일 대신 약간의 냄새 제거제가 첨가된 증류수를 제공했다.

두 그룹 모두 실험 시작과 종료 시점에 언어학습력과 기억력을 평가할 수 있는 단어 목록 테스트를 해 이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6개월 후 아로마테라피를 받은 그룹의 참가자는 대조 그룹에 비해 인지 능력이 무려 226%나 향상됐다. 해당 연구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프론티어 인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Neuroscience)》에 실렸다.

실험 규모가 작아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후각과 기억력의 연관성은 이미 어느 정도 확인된 사실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후각이 수면 후 기억에 강력하고 표적화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이 다른 모든 감각은 뇌 중앙의 달걀 모양 시상을 통해 정보를 받은 후 대뇌 피질로 정보를 전달해 해석하지만 후각은 바로 기억 중추로 정보를 보낸다는 점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로마테라피는 특정식물의 뿌리나 잎, 씨앗 또는 꽃에서 추출한 오일을 사용해 우리 몸과 마음이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디퓨저를 이용해 향을 느끼는 것 외에도 직접 먹거나 바르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질병을 낫게 하는 치료법은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라벤더 오일은 불면증을 완화하고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을 주며 페퍼민트는 우리 몸에 활력을 더하고 긴장성 두통을 완화한다.

하지만 아로마테라피를 시도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일단 에센셜 오일의 종류에 따라 사람마다 영향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오일이 무엇인지, 어떤 방법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의 양이 적당한지 등을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예를 들어 페퍼민트 오일은 심장 박동이 빠른 사람에게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일부 에센셜 오일은 자궁 수축을 유발해 임신 중에는 사용하면 안 된다.

이 외에 △합성성분 포함 여부 확인하기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기 △어린이와 반려동물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 보관하기 △몸에 바르는 경우 사용 전 패치 테스트 하기 △호호바 오일, 아보카도 오일 등 캐리어 오일에 희석해 사용하기 등도 중요하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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