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신철의 리버스에이징 #1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은 과학의 발전을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해왔다. 역사에 남을 만큼 치명적이었던 질병, 바이러스, 병원균으로부터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 단순한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줄어 들었다. 과거에는 횡행하던 많은 질병의 위험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인간들은 이제 생존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장수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장수에 대한 비법은 많이 이야기 되고 있으나 현대과학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노화로 인한 사망’에 대한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이제는 그저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닌 ‘어떤 상태로’ 오래 살 것인가, ‘건강하고 젊게’ 일생을 보내는 것에 점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우리의 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노화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몸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며 인체 내 장기 등을 유지 및 보수 하던 때와 달리, 나이가 들면서 점점 세포분열이 적어지고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게 된다. 돌연변이로 인해 유전자 정보가 변경, 손상되며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며 노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세포 분열은 세포의 염색체 양 끝에 위치한 텔로미어와 관계되어 있다. 반복적인 세포 분열을 통해 텔로미어의 길이가 마모되며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는 텔로미어를 인간의 수명과 깊게 연관 짓고 ‘노화시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실제로 텔로미어를 만드는 효소(텔로머레이즈)를 다시 기능시키는 약물을 주입하였을 때, 각종 노화 관련 질병을 앓던 쥐의 상태가 완화되고 기능을 잃은 세포가 원상태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또한, 효소의 활성화로 인한 기능회복뿐만 아니라, 텔로미어는 후천적인 영향에 의해 그 길이가 정해진다고 한다. 이렇듯 학계에서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무조건적으로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노화는 치료 가능한 ‘질병’…

하버드 대학의 노화연구 권위자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는 이제는 텔로미어를 보는 것 보다 좀 더 면밀한 영역인 ‘후성유전체’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간단히 구분하자면, 유전체가 세포의 기능에 필요한 조각들이라면, 후성유전체는 다양한 요인들로 이 조각들의 작동을 조절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후성유전체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노화의 진행을 조절 할 수 있는 또 다른 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노화의 진행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며, 싱클레어 교수는 노화를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항노화(안티에이징)은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을 지연하여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이나 노쇠의 예방을 말한다. 노인의 건강을 매우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노화 방지 목적이 주가 된다. 반면 역노화(회춘)은 과정의 지연이 아닌 인간의 모든 장기 기능을 생리학적으로 젊어지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피부 뿐만 아니라 뇌, 심장, 신장,간, 근육 기능, 운동능력 등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를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역노화의 기전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거시적인 영역으로 말하자면 운동, 약물, 식습관 등과 같이 일반적인 것들 외에도 고압·고농도 산소치료, 줄기세포 등의 항목들이 있다. 자세히 말하자면, 앞서 말한 요인들의 조절을 통해 노화세포와 전신의 염증 낮추며 체내 줄기세포를 자극 및 증가시켜 역노화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세포 수리를 일으키는 DNA파괴를 방지, 후성유전체의 기능회복, 노화시계를 되돌리는 것이 미시적인 기전이다.

줄기세포는 한 개의 세포가 다른 조직이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 즉 다중분화세포이다. 개인의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손상이 생긴 부위를 다시 복구할 수 있게 하는 세포이며 골수, 제대혈, 혈액, 지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줄기세포는 우리 몸에서 여러 세포들로 분화 즉, 변화하게 된다.

크게는 두가지로 분류 할 수 있는데, 하나는 전분화능 줄기세포로 거의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 가능한 상태의 세포이며 대표적인 예로는 배아줄기세포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배아 시기에 존재하며, 성장 시기를 거치며 대부분 분화를 완료하여 지정 된 장기나 조직에서 제한적으로 기능하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조직-특이적 줄기세포로, 그 이름에 걸맞게 특정 구역에서의 손상을 복구하는 세포이며 다양한 장기에 특이적으로 존재한다 (예: 성체줄기세포). 줄기세포는 현재 퇴행성 질환이나 심한 외상으로 인한 질병을 치료하거나, 장기 및 조직을 새롭게 재생할 수 있는 재생의학의 형태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줄기세포의 기능과 그 활용을 간단하게 설명한 내용을 보면 자연스럽게 의문이 생길 것이다. 노화가 세포의 손상으로 본다면, 복구가 가능하지 않을까? 배아 초기 발달 과정에서 활성화 되었던 줄기세포가 성인 시기에도 있다면 원하는 영역에서 복구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미 많은 노화 전문 연구팀에서는 줄기세포의 근본적인 기능을 기반으로 하여 우리의 노화 된 세포, 또는 본래의 기능을 이미 상실한 세포를 되돌리는, 마치 느려진 컴퓨터를 재부팅하듯 ‘재프로그래밍’ 하는 방법에 대해 실현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에디터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