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급 하향 연기? …일부 국가는 마스크 재권고

감염병 하향 조정 앞두고 확진자 급증... 남미는 다시 마스크 착용 권고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2일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하향 조정을 위해 법률적 근거를 마련한 정부의 대응도 더 신중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4주(23~29일) 신규 확진자는 31만3906명으로 전주 대비 23.7% 증가했다.

이에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4급 전환은 국내외 유행과 방역 상황, 전문가 자문을 면밀히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선 1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표하며 4급 감염병에 질병청장이 지정하는 감염병을 포함하도록 했다. 이는 현재 2급 감염병인 코로나19를 인플루엔자나 급성호흡기감염증처럼 4급 감염병으로 조정하기 위한 절차다.

코로나19가 4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되면 확진자 수 집계가 중단되고, 감시체계가 전수감시에서 양성자 중심의 표본감시로 바뀐다. 코로나19에 대한 검사비와 치료비도 자부담으로 전환되며 생활지원비, 유급 휴가비 지급도 중단된다.

질병청은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2단계 방역 완화’ 시점을 정해 마스크 의무 완전 해제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달 초중순 완화가 유력했지만, 최근 국내 확진자 규모가 커지며 늦춰질 가능성도 생겼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6월 4주차부터 5주 연속 증가세에 있으며, 7월부터는 전주 대비 20% 이상 늘어나고 있다. 특히 7월 4주차의 일평균 확진자는 4만4844명으로 지난해 유행정점 시기(12월 3주)의 2/3 수준이다.

지 청장은 “병원급 의료기관과 감염취약시설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심도 있게 검토해 다음 주에 발표하겠다”며 “다중이용시설과 대중교통 등에서는 다시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 주실 것을 적극 권고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일부 국가에선 이미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는 등 방역 조치 강화에 나섰다. 중남미 국가가 대표적이다.

1일(현지시간) 멕시코국립자치대(UNAM) 감염병 및 응급 위기 상황 연구팀(PUIREE)은 “최근 몇 주간 바이러스가 많은 곳에서 유행하며 확진자 수와 검사 시행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멕시코, 칠레, 볼리비아 등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 마스크 착용이 다시 권고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멕시코 국립 역학 감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확진자 수는 약 61만4천명이다. 3주 전인 지난달 2일(38만9천여명)에 비해 약 150% 높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때에 비해 비교적 평온한 상황이지만, 이달 하순 학기가 시작하는 것을 고려하면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며 “밀폐된 장소에서 20분 이상 여러 사람과 머무를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급성 호흡기질환자는 3~5일 격리할 것”을 권장했다.

다만 멕시코 정부는 현 상황이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우고 로페스 가텔 멕시코 보건부 차관은 이날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감염 건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보건 비상사태를 다시 발령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정부는 2020년 3월 선포한 비상사태를 지난 5월 9일부로 종료한 바 있다.

칠레는 이미 6월부터 학교 시설 등의 밀폐 공간에서 5살 이상 어린이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마스크 의무화는 이달 말까지 지속 예정이며, 유행 상황에 따라 시기가 늘어날 수 있다. 2020년 3월부터 이어진 보건 비상사태를 31일 종료한 볼리비아도 병원과 학교 내 마스크 착용은 유지하기로 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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