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릿하고 쥐어짜듯’….갑자기 왼쪽 가슴이 아프다면?

근육통, 타이트한 속옷, 위산 역류, 심낭염 등 원인 다양해

가슴 통증이 발생한 여성
왼쪽 가슴에서 갑자기 통증이 느껴진다면 증상을 유심히 살펴 경계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갑작스러운 왼쪽 가슴 통증, 괜찮은 걸까? 별일 아니라고 넘기고 싶지만 심장과 주요 장기가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버리기 어렵다. 미국 건강정보매체 ‘프리벤션(Prevention)’은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가슴 통증의 원인이 다양하고 심장 이상이 이유일 수 있는 만큼 무심히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답답한 속옷, 소화 불량으로 인한 위산 역류

꽉 끼는 브래지어가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작은 사이즈의 속옷이 왼쪽 가슴을 눌러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새 속옷을 구입하고 나서 통증이 시작된 경우, 최근 살이 쪘거나 가슴 사이즈가 커진 것 같다면 불편한 속옷이 문제는 아닌가 의심해볼 수 있다.

근육이 놀라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가슴 부분에도 많은 근육이 있어 갑작스럽게 근육이 당겨지거나 긴장하면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근육통인 경우 통증 부위의 감각이 평소보다 둔하게 느껴지고 마사지를 하면 서서히 통증이 사라진다.

소화 문제도 가슴 통증을 일으키곤 한다.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인 위산 역류는 가슴 통증, 메스꺼움, 쉰 목소리, 기침 등 다양한 증상을 불러온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누웠을 때 특히 통증이 심하고 목에 덩어리감이 느껴지거나 입안에서 쓴 맛이 느껴지면 위산 역류가 원인일 수 있다.

염증으로 인한 통증

늑연골염이나 늑막염, 티체증후군(Tietze syndrome) 등도 가슴 통증을 일으킨다. 늑연골염은 갈비뼈와 가슴뼈를 연결하는 연골에 생긴 염증으로 몸의 왼쪽 위 갈비뼈에 영향을 줘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통증과 압박감이 느껴진다. 미국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에 따르면 심호흡이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늑막염은 늑막이라고 불리는 폐와 가슴 내막의 염증으로 역시 숨을 쉬거나 기침을 할 때 통증이 느껴진다. 감염, 면역 반응, 바이러스나 해당 부위를 자극하는 신체 활동 등 여러 이유로 생길 수 있다. 티체증후군은 늑연골과 복장뼈 연결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압박 시 통증이 느껴지며 감기나 천식으로 기침을 심하게 할 경우 간혹 생기는 질환이다.

심장이 원인인 경우, 바로 병원 찾아야

심낭염이나 협심증, 심장마비 등도 가슴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슴 중앙 및 하부의 쥐어짜는 듯한, 상대적으로 묵직한 통증이 특징으로 심장병을 앓은 이력이나 가족력이 있다면 통증을 느끼는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미국심장협회(AHA)》에 따르면 심낭염은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두 개의 얇은 조직층으로 이루어진 심낭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특정 자세를 취할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등을 대고 눕는 자세는 통증을 더 키울 수 있고 살짝 몸을 앞으로 숙이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협심증은 심장 근육 쪽에 산소를 담은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가슴을 압박하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통증이 가슴 부분뿐 아니라 어깨나 팔, 목, 턱, 혹은 등까지 번질 수 있다. 협심증은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는 경고음으로 쉽게 넘겨서는 안 되는 증상 중 하나다.

심장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동맥이 막히면 생기는 심장마비는 압박감과 쥐어짜는 듯한 통증, 피로감, 호흡곤란, 메스꺼움 등 다양한 증상과 함께 온다. 심장마비가 의심된다면 바로 119 구조 요청을 하는 게 현명하다.

이 외에 폐동맥이 막히는 폐색전증도 왼쪽 가슴 통증의 원인일 수 있다. 《미국폐협회(ALA)》는 폐색전증은 다리의 혈전이 폐로 이동해 생기는 것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혈전은 혈관 내 혈액이 일부 응고된 것을 말한다. 숨을 들이마실 때 강해지는 가슴 통증,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피가 섞인 기침, 다리 통증 혹은 부종, 허리 통증, 과도한 발한, 푸르게 변한 입술이나 손톱 등이 폐색전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통증 완화 방법, 원인에 따라 달라

다양한 원인으로 통증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대처 방법도 다양하다. 근육으로 인한 통증이라면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같은 해열진통제를 먹는 것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위산 역류가 의심된다면 제산제를 복용하고 위산 역류를 오래 앓았다면 병원을 찾는 편이 좋다. 심장이나 폐가 문제라고 판단된다면 주저 없이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하고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든 통증이 심장 이상으로 생기는 것은 아닌 만큼 가슴 통증이 느껴진다고 너무 당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평소에 없던, 낯선 가슴 통증이 10~15분 이상 지속된다면 일단은 응급실을 찾도록 하자. 대수롭지 않게 여겨 심장마비 등 응급 상황을 방치하는 것보다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생명을 지키는 편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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