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퀴즈] 발암물질 1군이 아닌 것을 고르시오.

'발암물질=암' 공포심 No... 분류체계 익혀 암 정보 바로 알기

‘건’강 정보 ‘방’대하다! ‘진’짜만 골라 ‘퀴즈’로 풀어보는 <건방진 퀴즈>. 기존의 기사형식을 타파하고 더 친근하게 접근, 퀴즈로 익혀가는 건강 정보 기사입니다. 건방진 퀴즈 컨셉에 따라 살짝 건방진 말투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건강한 생활을 바라는 진정성은 진심 가득이니 ‘반말 사용’ 정중히 양해 부탁드립니다. 새롭게 시작한 연재 <건방진 퀴즈>는 매주 1회 찾아갑니다. 궁금증이나 의견이 있으면 ‘건방진 예의’를 갖춰 댓글 및 메일로 보내주세요. 성실히 기사에 참고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정은지의 건방진 퀴즈_ 1

Q. 다음 중 발암물질(1군)이 아닌 것을 고르시오.

① 경구피임약

② 햇볕

③ 전자파

④ 대기오염

⑤ 소시지

건방진 퀴즈 1회차다. 알 것 같으면서도 헷갈리지? 수능 아니니까 릴렉스 릴렉스~. 답 보기 전에 속으로 맞춘 사람 댓글 달아라. 1회차 정답은 ‘③ 전자파’다.

최근에 발암물질로 이슈가 된 게 아스파탐 사태가 있었지? 언론에서 좀 오버다할 정도로 아스파탐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했던 것 같은데…, 일단 아스파탐은 발암물질이 아닌 발암가능물질로 분류됐고, 엄청난 양을 먹어야 암이 생길까 말까한, 동물실험에서도 증거가 충분하지 않는 애매한 류의 물질이라고 보면 돼. 암에 완전히 무해하다 할 수 없고, 제외시키면 찝찝한 그런 류 있잖아.

어떤 식품이나 물질에 대해 발암 가능성을 제시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면, “니 기사 때문에 스트레스로 암 걸리겠다”, “뭐 먹고 사란 소리냐~!” 이런 댓글 많이 봤어. 기자가 발암물질 정한 것도 아닌데 조금 억울하다만, 욕먹으나 마나 독자들의 정보 인식 범위를 확장시켰다는데 의의를 두고, 다음 주제로 쓸 발암물질을 찾는거지. 훗.

그래서 첫 회 주제는 발암물질로 정해봤어. 댓글만 보아도 사람들이 발암물질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있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지.

암을 유발하는 물질을 분류하는 체계는 세계보건기구 산하기관인 국제암연구소(IARC)를 통해 지정돼.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1군-발암물질과 2군A-발암추정물질, 2군B-발암가능물질이야. 이런 분류 체계를 알고 있다면, 앞으로도 암 관련 공포심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고 무분별한 정보에 대해 경계심을 가질 수 있으니 참고 해줄래?

괜한 공포심은 NO, 발암물질이라고 다 같은 게 아냐  

1군 발암물질은 말 그대로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있는 물질이야. 우스개 사자성어로 ‘증거빼박’이야. 약 118가지가 1군으로 지정돼있어. 보기 ①②④⑤ 모두 포함하고, 담배, 라돈, 방사선, 술, 에스트로겐호르몬, 헬리코박터, 석면가루가 등이 있지.

2군 A 발암추정물질(Probable carcinogen)은 ‘아마도?’에서 ‘아리까리’로 표현할 수 있겠다. 동물실험에서는 증거가 있는데 인간에게 적용시 충분하지 않은 경우야. 지금까지는 75가지 물질이 리스트에 올라와 있어. 야근, 교대근무와 튀긴음식,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적색육이 여기에 포함돼.

살충제 성분인 DDT도 그 중 하나인데  야근이 살충제와 같은 부류라는 게 아이러니하지 않니? 야근이라도 하는 날엔 내 몸에 살충제를 뿌리고 있다는 느낌이 이런거 였나 싶어. 야근이 왜 발암추정물질이냐면, 연구했더니 밤까지 오래 일한 사람의 혈액에서 DNA 손상을 복구하는 능력이 떨어진 걸로 나타났대. DNA 손상으로 인해 신체의 항암 작용을 방해해서 발암 위험이 있다는 뜻이야.

마지막으로 2군 B 발암가능물질을 볼까. 네 자로 하면, ‘그럴지도’ 정도? 인체 적용시에 제한적 증거(limited evidence)가 있고 동물에서도 그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less than sufficient) 경우야. 이번 1회차 정답인 ‘전자파’를 포함해 우리가 즐겨 먹는 커피와 김치(소금에 절인 식품)도 여기에 속해. 지금까지 거의 288가지의 물질이 2군 B 부류에 들어가 있어.

전자파가 진짜 암을 유발하느냐? 이 문제는 인류가 전자기기를 사용하면서부터 쏟아져 나온 질문이지. 지금처럼 개인별로 전자기기 1가지 이상을 사용하고 그 사용시간도 늘어나면서 발암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라. 아직까지 전자파가 암을 일으킨다는 명확한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엄청난 전자파 양을 쬐었을 때, 종양이 자랄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된 바 있어. 이에 따라 가능성이 있다고만 지정된 상태인거지. 핸드폰, 전자레인지 등으로 인해 암 걸린다라는 것은 아직까지는 괴담에 불과해.

‘발암물질=암’이라는 공식은 버려, 암 발병 요인은 엄청 복잡해  

발암물질은 단순하게는 암을 일으키는 화학 물질을 말하지만, 암을 발생시키는 요인으로는 화학 물질 외에도 광범위하게 방사선, 자외선, 바이러스, 영양분이 결핍된 음식 섭취, 심적 요인 등 모든 측면에서 다양하게 취급돼. 일상에서 많이 접하는 물질들이 의외로 많이 포함돼 있어.

참 애매하지. 도대체 뭘 먹고, 어떻게 살라는 건지. 우리 일상 속에 암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 없을 것 같잖아. 발암물질에 대한 인식을 우리가 너무 공포스럽게 생각해서인지도 몰라. 발암물질을 접한다고 해서 모두가 암에 걸리는 것이 아니고, ‘발암물질=암’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데 말이야. 술 먹는다고 담배 피운다고 햇빛 쬔다고 모두가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잖아?

사실 발암 물질에 대한 연구는 과장 혹은 과소평가 된게 많고 연구 방식이나 개체, 대상자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변수도 많아. 사람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주기도 하지. 커피 기사만 봐도 어제는 발암 가능성 높인다 했다가, 오늘은 암 예방에 좋다고 했다가 하루 아침에 뒤집는 결과 기사가 나오기도 하잖아. 이처럼 같은 개체임에도 각기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은 발암 물질이 갖고 있는 광범위성을 반증하는 뜻이기도 해.

어떤 요인에 똑같은 조건으로 노출될 시, 암이 걸릴 확률이 단 1%만 올라가도 발암-추정-가능-물질로 지정될 수 있어. 그야말로 암이 발생하는 과정에는 엄청나게 많은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에 막연히 두려워 할 필요는 없어. 발암 물질에 노출되는 횟수, 흡수된 발암 물질의 농도, 발암 물질 배출에 관한 개별적인 유기체의 저항성, 개인의 생활 습성, 유전 등등…

전문가들은 암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 중 이런 발암 물질에 노출된 전체 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어. 일상 속에 이미 많이 사용되고 혹은 접하고 있는 암을 일으킨다는 물질들… 무조건 두려워 할 필요는 없지만 뭐든 오래 노출 되는 것은 좋지 않겠지?

이제 발암물질 관련 정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건.방.지.게. 제안하고 마무리 할게.
“발암물질, 피할 수 없으면 줄여라!”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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