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피하는 그녀… 알고보니 ‘남성 호르몬’이 문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 낮으면 여성 성욕도 줄어

테스토스테론 감소가 여성의 성욕 감퇴를 일으킬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흔히 남성 전유물로 여겨지는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여성에게도 영향을 줘 부부의 돈독함을 막는 방해꾼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섹스리스 부부가 감정적 요인이나 갈등 외에 호르몬이 원인일 수 있다는 뜻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으면 여성도 성욕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소원해진 부부관계, 불임도 걱정

의학 전문가 수잔 제이미슨 박사는 “테스토스테론이 성행위와 관계 있는 뇌의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한 여성의 경우 성욕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호르몬의 수용체는 특정 호르몬과 결합해 호르몬의 영향을 세포에 전달하는 분자다. 수용체를 가진 세포는 호르몬에 반응해 표적 세포가 되지만 해당 호르몬에 대한 수용체가 없는 세포는 반응을 할 수 없다.

아직 젊은 여성이 테스토스테론에 관심을 갖거나 적절한 수치를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뜻하지 않은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성욕을 떨어뜨려 부부 사이를 멀어지게 하고 관계 횟수가 줄어 자연스럽게 임신 가능성도 감소한다.

서로 임신을 원하는 경우에도 이 호르몬 부족으로 인해 불임 문제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이는 여성 뿐 아니라 남성까지 모두에게 해당한다. 피임약으로 인해 아직 젊은 여성들이 테스토스테론을 제대로 생성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피임약은 테스토스테론이 생성되는 난소에 영향을 줘 피임 효과를 내기 때문에 호르몬 생성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뇌 인지 기능, 뼈 건강 등에도 영향

테스토스테론이 단순히 생식 기능에만 영향을 주는 호르몬이 아니라는 점에서 여성 건강에서 갖는 중요성은 더욱 크다.

테스토스테론은 에스트로겐 만큼이나 각기 다른 여러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다. 뇌의 경우 동기를 유발하는 편도체, 장기 기억을 저장하고 기억을 유지하는 해마, 의사결정과 감정, 습관 형성에 영향을 주는 선조체 등이 표적이 된다. 따라서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하면 기분이 가라앉고 집중력이 떨어짐은 물론 매사 무기력하고 짜증이 난다.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호르몬 수치를 잘 유지하면 밝은 기분을 유지하고 집중력을 높임은 물론 언어학습 촉진, 공간인식 개선 등 인지적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노년기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테스토스테론의 수용체는 유방조직, 골격, 근육, 지방 조직 등에도 분포돼 있다. 이에 이 호르몬의 수치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그 영향이 우리 몸 곳곳에 광범위하게 미친다. 근육과 뼈에 힘을 실어 전반적인 삶의 열정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지난해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낮은 수치의 테스토스테론이 남성은 물론 여성의 뼈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폐경 전인 40세부터 60세까지 여성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지면 골밀도도 높아졌다.

생강차
생강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강, 석류주스 등 먹고 꾸준히 운동해야

여성에게도 중요한 테스토스테론 수치, 이를 높여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연적으로 높이는 방법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체중을 약간 감량하고 지속적인 운동 등을 통해 활동적으로 생활하면 정상수치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꾸준한 성관계와 스트레스 관리, 마그네슘이나 아연, 비타민 B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스트레스는 테스토스테론 생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코르티솔 생성을 촉진한다.

미국 건강·식품정보매체 ‘잇디스낫댓(Eat This, Not That)’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테스토스테론을 높이는 음식으로 호박씨, 생강, 굴, 브라질너트, 석류주스, 레드와인, 우유, 연어 등을 추천했다. 생강 보충제를 3개월간 복용했더니 참가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17.7%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석류 주스를 2주간 마신 경우 남성과 여성 모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25% 가량 늘었다. 마늘과 홍삼도 테스토스테론 분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잇디스낫댓은 테스토스테론을 떨어뜨릴 수 있어 피하면 좋은 음식으로는 술, 스페어민트, 설탕 첨가 음료, 정제 탄수화물인 빵, 가공육,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와 아마씨를 꼽았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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