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왕’ 안세영의 일기에 가장 많은 단어는?

[이성주의 건강편지]

2023년 07월 31일ㆍ1583번째 편지


어제 도쿄에서 열린 일본오픈 배드민턴 보셨나요? 여자복식 세계 랭킹 3위 김소영-공희용 조가 1위인 중국의 천칭천-자이판 조에게 2대0으로 이겼고, 여자 세계 2위 안세영은 5위 허빙자오에게 역시 완승을 거둬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요?

한국오픈의 패배를 깔끔히 설욕한 김-공 조도 대단하지만, 한국오픈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32강부터 5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한 안세영은 발전하는 모습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4강전에서는 배드민턴 역사에서 가장 오래 세계 랭킹 1위를 지킨, 대만의 타이추잉에게 완승을 거뒀지요?

올해 스물한 살인 안세영은 올해 출전한 11개 대회에서 7번 우승했고 준우승 3회, 3위 1위로 최근 성적은 압도적입니다. 여자단식은 1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3위 천위페이(중국)과 타이추잉, 허빙자오, 카롤린나 마린(스페인) 등이 물고 물리는 전국시대여서 재미를 더했는데, 안세영이 서서히 평정하고 있는 판세라고나 할까요?

사진=BWF(세계배드민턴연맹)

안세영은 초등학교 입학 무렵 권투 선수 출신의 아버지를 따라 배드민턴 동호회에 놀러갔다가 재미로 라켓을 잡았습니다. 광주중 3년 때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와 언니 7명을 모두 이기고 대표선수로 뽑혔고, 지난해까지 세계 정상의 문턱에서 강자들을 위협하더니 올해엔 진정한 강자로 우뚝 솟았습니다.

배드민턴은 인도의 전통놀이 푸나가 영국으로 가서 변형돼 만들어진 경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누구나 라켓과 ‘공’을 들고 집 부근 공원에서 즐길 수 있죠? 그러나 제대로 즐기려면 1~2년 꾸준히 레슨을 받아야 하고 6개월 정도 지나야 경기 상대방에게 미안하지 않을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배드민턴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국기’ 취급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있으며 우리나라는 박주봉, 방수현 등 세계적 스타를 배출했지요. 박주봉은 선수 은퇴 후 영국 유학 후 영국대표팀,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지도하다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 일본 배드민턴 수준을 세계 정상급으로 올립니다.

배드민턴은 공 속도가 가장 빠른 구기운동으로 공인된 스포츠입니다. ‘배드민턴 공’은 원래 닭의 깃털로 만들어서 셔틀콕(Shuttlecock)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지금 경기용으로는 거위털 소재가 쓰이죠. 선수들이 제대로 때리면 시속 300㎞가 넘으며 2013년 말레이시아의 탄분흥이 스매싱 493㎞, 세계선수권에선 2017년 일본 오픈에서 같은 나라 리총웨이가 417㎞를 기록했습니다. 기네스북에서 구속 2위의 구기는 골프인데, 장타선수가 349.4㎞, PGA 프로가 214㎞를 기록했습니다. 테니스의 강서버는 263.4㎞, 축구 슛은 210.8㎞, 야구의 타구는 197㎞, 투구는 169.1㎞였고 탁구 스매싱은 112.5㎞이 최고 기록이라고 하네요.

선수가 콕을 세게 때리면 0.15초 안에 상대 코트에 떨어지는데 사람은 최대 반응속도가 0.2~0.3초여서 이론적으로는 못받아야지 정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제 김소영, 공희용과 안세영은 초강력 스매싱을 척척 받아내서 상대를 질리게 만들었습니다. 몸이 먼저 선수의 성향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예측해서 본능적으로 미리 움직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를 위해선 강력한 체력이 필수입니다. 박주봉은 일본 선수들에게 타이어를 메고 모래장을 뛰게 시키는 등 혹독한 체력훈련으로 세계 정상으로 이끌었고, 올해 안세영이 거듭 우승하고 있는 것도 철저한 체력운동 덕분이었다고 합니다. 지치지 않고 강스매싱을 척척 받아내니 상대 선수는 주눅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해설자는 “지난해까지는 중계를 하며 안세영에게 보완을 요구하곤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것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연신 감탄하더군요. 안세영은 세계적 경기력의 원동력으로 초등 1년 때부터 쓴 훈련일지를 들곤 했습니다. 거기에는 ‘노력’이라는 말이 가장 많이 쓰여있다고 합니다. 흥미, 보람, 땀은 늘 함께 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세계적 선수들은 모두 저마다 엄청난 땀을 흘렸을 건데, 안세영은 얼마나 더 많은 땀을 흘렸을까요?

1943년 오늘 태어난 미국 가수 로널도 켄트 라보이, 로보의 노래 준비했습니다.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아주 유행했던 노래이죠? ‘I’d Love You To Want Me’입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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