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10분…AI 뇌수막염·뇌염 진단 정확도는?

연세대 의대 연구팀 모델 개발

뇌수막염과 뇌염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팀이 뇌수막염과 뇌염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와 최보규 강사,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은 뇌수막염과 뇌염 환자들의 초기 데이터를 활용해 원인 진단 정확도가 93% 이상인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중추신경계에 염증이 생기는 뇌수막염과 뇌염은 발생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이에 따른 증상과 예후도 다르다. 바이러스가 원인이라면 7~10일 정도면 대부분 회복한다. 하지만 세균이나 결핵균이 원인인 경우 사망률이 높고 치료를 하더라도 인지기능과 뇌혈관 장애, 경련, 발작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때문에 발생 원인을 빠르게 찾는 것이 중요한데, 기존 검사법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 주 이상 걸린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반의 뇌수막염 및 뇌염 원인 분류 모델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분석했다.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한 뇌수막염과 뇌염 환자 283명의 입원 후 24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가면역성, 세균성, 결핵성, 바이러스성 네 가지 원인 중 무엇에 해당하는지 진단하는 AI 분류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이처럼 데이터만 있으면 AI 분류 모델이 결과값을 10분 안에 도출해 원인을 찾을 수 있다. AI 분류 모델의 진단 인자로 혈압, 심박수 등 활력 징후에 관한 데이터와 뇌 CT, 흉부 X선, 혈액 및 뇌척수액 검사 등 총 77개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이후 구축한 모델의 효과는 세브란스병원 283명 환자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한 뇌수막염, 뇌염 환자 220명을 대상으로 검증했다. 연구팀은 AI 모델의 예측 성능을 수신기 작동 특성 곡선(AUROC), 정확도(Accuracy), 정밀도(양성예측도, Precision) 등 5개 지표로 분석했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AI 모델의 예측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AUROC가 세브란스병원은 0.94(94%), 강남세브란스병원 0.92(92%)로 높은 예측 성능을 보였다. [사진=세브란스병원]
AUROC는 ‘ROC 곡선의 아래 면적’이라는 뜻으로 어떤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특정 검사도구의 진단 정확도를 나타내는 통계 기법이다. 이는 AI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로 주로 사용되며,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뛰어난 모델로 해석한다. AI 모델의 예측 정확도(AUROC)는 세브란스병원 환자를 대상으로 0.94(94%), 강남세브란스병원은 0.92(92%)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예측 모델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뇌수막염과 뇌염 환자 1197명을 대상으로도 정확도 검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실제 임상에서의 예측과 진단이 93% 이상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100명의 환자를 별도로 선별해 AI 모델과 타과 전문의, 신경과 전문의의 원인 진단 결과를 비교했다. AI 원인 분류 모델의 예측 정확도는 93%로 타과 전문의 예측 정확도 34%, 신경과 전문의 75%와 비교해 높은 정확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염과 뇌수막염의 다양한 원인을 성공적으로 분석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했다”며 “향후 AI 진단 모델을 이용해 환자의 뇌염 및 뇌수막염의 발생 원인을 예측함으로써 적절한 치료 방향을 신속히 결정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이클리니컬메디신(eClinicalMedicine, IF 17.033)》 최신호에 게재됐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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