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 ‘셀프 칭찬’부터 시작하자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우울증 #2

우울증에 대한 행동치료의 원리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보상이나 강화물이 사회적으로 주어지지 않으면 스스로 자신을 보상하고 강화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주위에서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당사자인 개인 사정이나 환경 탓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임상 심리학적인 견해에 따르면 우울증을 포함한 각종의 정신과적인 증상에 대한 원인은 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Bio-Psycho-Social)인 복합 요인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우울증도 집안 내력이다?

우울증에 대한 생물학적인 요인은 유전인자가 동일한 쌍생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약 200명의 쌍생아를 상대로 한 연구에서 한 사람이 우울장애를 보이면 46%의 다른 형제가 우울증을 보였다(Comer, 2013). 즉 가정에서 부모가 우울증을 경험하면 자녀도 우울증에 취약한 유전인자를 물려받을 수 있다.

필자의 상담 경험에 의하면 집안 내력으로 부모, 자녀 세대에 우울증이 심한 경우를 보았다. 또는 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활동이 줄어들면 기분이 저조한 현상이 일어나기에 세로토닌을 활성화하는 정신과 약물을 사용하면 우울증이 향상되었다.

우울증에 대한 많은 연구자는 노르에피네피린과 세로토닌의 상호 작용이 우울증에 관여한다고 보고 하기도 했다. 뇌에 관한 영상 연구에 의하면 전전두엽 피질에서 혈류의 움직임과 활동이 낮을 때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보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울증에 관한 생물학적인 연구는 우울증을 보이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현상적인 연구이지 왜 뇌의 혈류가 낮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에 관해서는 자세히 설명을 못 하고 있다.

약물치료와 인지치료 병행해야

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들은 정신과 약물 처방에 대해서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약물을 처방받아도 실제로 의사의 처방대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나 우울장애가 심각한 경우에는 우울증에 의한 자살 충동과 자살 시도 및 삶의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 많기에 일단 정신과 약물의 도움을 받아서 저조한 기분을 정상화하고 상승시켜서 인지 기능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우울증으로부터 회복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문제는 정신과 약물로만 우울증을 치료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정신과 약물은 우울증 증상을 완화하는 증상치료이지, 우울증에 대한 심리적,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어 주는 원인치료는 아니다. 우울증 치료에 관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울증은 항상 정신과적인 약물과 인지치료를 통합적으로 받을 때 가장 효과가 좋았다.

상실감 느낀 후 우울증 나타나기 쉬워

정신 분석학자인 프로이트와 그의 제자 아브라함에 의하면 우울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했기에 애도의 감정이 우울증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즉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하면 무의식적인 과정이 그 사람을 퇴행하게 영향을 주어서 유아가 자신의 부모와 구별할 수 없는 상황으로 퇴행을 시키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식욕상실, 수면 장애를 일으키고 의존적으로 만든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하면 그에 관한 분노와 좌절감을 자신의 내부로 돌리면서 자신을 공격하면 우울증이나 자살의 행동으로 나타나고, 이러한 내적인 분노를 외부로 발산하면 우울한 상태에서 묻지마 살인이나, 지하철에 방화하는 사건으로도 이어진다.

그러나 상실을 경험하지 않고도 일어나는 우울증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들은 상징적 또는 상상적인 상실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부모가 자신과 다른 형제를 비교해서 공부를 잘하는 다른 형제를 칭찬하고 더 좋아하는 것을 목격하면, 부모가 자신을 버릴 것에 대한 상상적인 상실감이 우울감으로 표현된다고 주장한다.

상실감에 의한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만이 아니고,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부모, 자녀, 명예, 직업, 애인, 물건, 자아 성취 감등이 상실되면 우리는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대체로 상실감에서 오는 우울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향상된다. 그러나 소중한 자녀를 잃은 부모는 죽은 자녀를 가슴에 묻고 살면서 평생 우울증을 경험하면서 살기도 한다.

상실감 받아들일 때 우울증 사라져

대체로 소중한 사람이나 물건을 상실했을 때 느끼는 우울감은 아주 정상적인 감정이기에 우울장애라는 접근보다는 정상적인 감정으로 자신을 수용하는 태도가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상실감에서 출발한 우울증은 그러한 상황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면 우울증이 완화되고 궁극적으로는 사라진다.

우울증에 대한 정신분석적인 견해인 상실감에 대한 입장은 이해는 가지만, 우울증에 대한 정신분석 치료가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우울증은 다음에서 다룰 상실감을 가져오게 되는 개인의 인지적인 왜곡이나 우울감을 완화 시켜 줄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처방이 더 효과적이다.

보상·인정과 우울감은 반비례

심리학자 레윈손에 의하면 인간은 살아가면서 사회적인 칭찬과 인정, 경제적인 보상 등 자신이 원하는 보상이 줄어들면, 건설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약해진다고 주장한다.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사회적으로 받는 보상이나 인정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면 우울감이 쌓이기 시작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노동을 하면 월급으로 보상을 받아야 하는데, 임금을 받지 못하면 화가 나고 우울해진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삶이 안전해지면 행복할 수 있지만, 노력해도 살만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지나치게 빚을 지면 가족 단위로 집단 자살을 하는 예도 있다. 자녀로서는 학교 성적이 안 오르면 부모님의 기대에 못 미쳐서 부모에게서 인정과 칭찬이라는 보상을 받을 수 없을 때 자녀는 우울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셀프 칭찬’, 우울증 치료 첫 걸음

우울증에 대한 행동치료의 원리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보상이나 강화물이 사회적으로 주어지지 않으면 스스로 자신을 보상하고 강화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고 강화해 주어라: 어린 시절에는 부모나 외부 사람들에 의해서 보상이나 강화를 받아야 하지만 성인이 되면 이제 스스로 자신을 보상하고 강화를 해 줄 수 있다. 즉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고 자신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다.
-즐거움을 주는 행동을 실행하기: 운동하기, 산책하기, 등산하기 등의 행동을 하면 우리 두뇌에서는 자연스럽게 우울증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분비 되어서 기분이 좋아진다.
-사회적인 활동에 참여하기: 교회 모임, 친구 모임, 동아리 모임 등에 나가서 자신의 취미활동을 하거나 무엇인가에 자신의 성취감을 향상 시킬 수 있는 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우울증에 시달릴 때 방안에 은둔하면서 잠을 자는 행동은 아주 좋지 않다. 집 안에서 요리하거나, 방을 치우거나 조그만 행동의 변화를 시도하면 그만큼 우울증은 좋아진다.

그러나 우울증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기에 행동치료와 함께 우울증에 가장 효과적인 인지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채규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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