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인중-도톰한 입술이 대세?…잘못하다 흉터만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또렷한 입술선은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도 큰 영향을 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형외과에서 여러 환자들을 만나 뵙다 보면, 이미 수차례 성형 수술을 받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성형외과 의사라고 해서, 성형수술 받은 곳들을 다 알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수술한 티가 한눈에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주로 흉터가 눈에 잘 띄는 분들입니다.

여러 수술들 중 유난히 흉터가 잘 보이는 수술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인중 축소술’이나 ‘입술 확대술’처럼 입 주위에 흉터를 남기는 수술입니다.

인중 축소술, 입술 확대술 후 입주위 흉터는 눈에 띄기 쉽습니다 (사진=박준규 원장]

한국인의 피부는 백인에 비해 흉터가 잘 생깁니다. 백인들은 우리보다 흉터가 훨씬 덜 생기므로, 때론 흉터에 구애받지 않고 수술하는 것처럼 느껴져 한국 의사들이 놀라기도 합니다. 그런데 백인들의 경우도 입 주위 수술은 흉터가 잘 남아 조심하는 부위입니다.

이곳의 흉터는 사진에서 뚜렷하지 않더라도,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면 눈에 잘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을 하면서 입을 움직이면, 흉터 부위의 딱딱하고 어색한 느낌이 더 쉽게 보이는 것입니다.
특히, 입술 선을 따라 생긴 흉터는 확연하게 눈에 띄어 시선을 먼저 끄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이곳의 흉터는 확연히 눈에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박준규 원장]
입술이 얇고 인중이 길면 나이 들어 보이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런 입술을 교정하고 싶은 분들이 종종 ‘인중 축소’ 혹은 ‘입술 확대’ 수술을 원하십니다. 더 나은 수술법들이 있지만, 흉이 잘 보이는 입술 라인을 따라 절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중의 피부를 절제하여, 인중은 짧아지면서 동시에 입술은 두꺼워져 더 젊어 보일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수술 결과를 보면, 어려 보이는 효과는 크지 않고 어색한 흉터만 눈에 띄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에 띄는 입술선 흉터들 [사진=박준규 원장]
이렇게 원치 않는 결과가 생기는 것은, 입술 선이 단순히 ‘선’ 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입술에서 피부와 점막이 나뉘는 부분은 하얗게 보여 white line(백선, 백색선)이라고 부르는데, 이 하얀 선을 따라 도톰하게 돌출되어 있습니다. 이를 ‘화이트 롤’ white roll(흰말이) 이라고 합니다.

 

입술의 경계 부위는 white roll (흰말이)이라 하여, 자연스럽게 돌출되어 밝게 보입니다. 화이트롤(흰말이) white roll [사진=영문 위키백과)

 

뚜렷하게 돌출된 라인은 젊고 아름다운 입술의 특성으로, 나이가 들면서 점점 평평하고 흐릿해집니다.

인중이 축소되고 입술이 확대되면 어려 보일 것 같지만, 입술의 3차원적 돌출이 없어지면, 밋밋해지면서 젊은 입술의 특징이 사라집니다. 결국 나이 들어 보이면서, 눈에 띄는 흉터만 남기 십상입니다.

이 수술은 나이 들어 늘어지고 긴 인중에서 시행해야 흉터 걱정 없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젊은 분들에서는 입술 확대, 인중 축소 수술 대신 입술 필러나, 입술 확대 보톡스, 다른 수술법 등 여러 대체재가 있습니다.

이렇게 흉터가 보이는 분들께 여쭤보면 대부분 “다른 분들 사진을 보니 결과가 좋아서, 이렇게 흉이 보일 줄 몰랐어요.”라고 하십니다.

물론 같은 수술을 하더라도 흉터가 깨끗하게 남아 눈에 거의 띄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위는 아무리 봉합을 잘 하고 관리를 잘 해도, 흉터가 눈에 띄는 분들이 일정 비율로 생깁니다. 그러니, 깨끗하게 흉터가 남은 분들을 보고 나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한번 생긴 흉터는 시간이 지나도 절대 없어지지 않습니다.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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