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면 더 빨리 취해”… 피서철 음주 숙취 해소는?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과음을 하기 쉬운데, 무더위에 몸이 지쳤다면 더욱이 술의 유혹을 조심해야 하고 숙취해소에 신경써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맞아 피서지에서 술을 마실 기회가 늘었다.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주량 이상의 과음을 하기 쉽다. 더욱이 여름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취기가 빨리 오른다. 체온 조절을 위해 이미 혈관이 확장된 상태에서 술이 들어가면 더 확장돼 알코올 흡수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땀을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한 상태도 음주 후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요인이 된다. 무더위에 몸이 지쳤다면 술의 유혹을 조심하고, 술을 마셨다면 숙취해소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술이 빨리 깨기 위한 첫 번째 비결은 음식 섭취다. 그래야 숙취유발의 주범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신진대사를 거쳐 잘 배출된다. 일명 해장국은 매우 좋은 숙취해소 음식이다. 더운 국물을 훌훌 마시면 땀과 함께 알코올이 빠져 나온다. 콩나물국이나 북엇국도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 술 마신 뒤 위와 간이 부담스러운 상태에서 자극적인 음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매운 국물보다는 맑은 국물이 위에 부담이 적다.

과음한 다음날 나타나는 심한 숙취현상은 쌓아두면 병이 되므로 숙취해소 대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한의서 <동의보감>에는 대표적인 숙취 해소법으로 발한이소변(發汗利小便)이 등장한다. 땀을 많이 내고 소변을 배출한다는 뜻이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알코올 대사를 촉진한다. 그러나 한증막이나 너무 뜨겁거나 차가운 물로 샤워하는 것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물을 충분히 마신 후 땀이 등이나 얼굴에서 흐를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도 노폐물 제거와 알코올 대사를 촉진하여 숙취를 해소시킨다. 따뜻한 물로 양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머리를 감은 후 빗질을 하면서 두피를 자극하면 머리에 모여 있는 여러 경락혈들을 자극해 술을 빨리 깰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뜻한 물이나 보리차·녹차·과일주스·이온음료 등을 수시로 마셔주면 속도 달래고 이뇨작용도 도와준다.

알코올 지방간·만성췌장염 유의

술은 조금씩 계속 먹어도, 한번에 많이 먹어도 간에 나쁜 영향을 준다.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의 약 90% 이상에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지방간이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간혹 복부 우측 위쪽의 불편한 느낌과 울렁거림을 느낄 수 있다. 혈액검사에서 중성지방이 증가하고, 간기능 검사 중 GOT, GPT 증가, 감마 GTP의 상승이 두드러진다. 간에 지방이 축적하면 초음파에서 하얗게 보이게 된다. 이같은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알코올성 간염은 간에 지방이 쌓이는 단계를 넘어 간세포가 파괴되고 염증을 동반하는 상태를 말한다. 증상이 아예 없는 경우부터 발열, 황달, 복부 우측 위쪽의 통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한 알코올성 간염은 간이 커지면서 복수가 차거나 간기능 부전상태에 이르러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 질환 역시 금주가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치료법이다.

견딜 수 없는 복통이 있다면 췌장염일 가능성이 크다. 만성 췌장염의 70~80%는 알코올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주기적으로 복통이 일어난다면 위장에도 이상이 없는지 체크해봐야 한다. 속쓰림·구토증상은 위에 들어간 알코올을 몸 밖으로 밀어내려는 현상 때문에 생긴다. 음주 후 구토는 숙취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잦은 구토는 식도에 손상을 일으켜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숙취가 오래가면 전문의 진료를

술을 마신 후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사람이 폭음을 할 경우 알코올성 심근증으로 인해 실신이나 심장이 멎는 돌연사까지 우려된다. 맥박이 고르지 못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부정맥 증상이 지속되면서 호흡곤란이 이어지거나 발작성 두근거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알코올이 체내에서 분해될 때 발생하는 숙취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심장 수축을 방해하는 등 심장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음주 후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가쁘다면 가능한 빨리 병원을 찾아 심전도나 심장초음파 등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술을 마신 뒤 푹 쉬었는데도 며칠간 숙취 현상이 계속된다면 숙취가 오래 가는 것일 뿐이라고 함부로 단정짓지 말아야 한다. 다른 질병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주 후 좋은 습관은 운동·목욕으로 땀 빼기, 물 많이 마시기, 소변·대변 보기, 맨손체조·걷기·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 머리감기 및 양치질하기, 주스·녹차 마시기, 적시에 해장국 먹기, 숙취음료·비타민·간장약 등 복용, 주변 사람들과 수다떨기, 충분한 휴식·수면 등이다. 음주 후 나쁜 습관은 이불 속에 계속 누워있기, 해장술을 또 마시는 행위, 심한 운동 및 사우나, 전날 실수에 대한 지나친 걱정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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