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온 냉방에 전립선도 떨어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립선비대증의 대표 증상은 가늘어진 소변줄기(세뇨), 잔뇨, 야간뇨, 빈뇨 등 주로 소변 배출과 관련돼 있다. 이러한 전립선비대증 증세들은 추운 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만 한여름 불쾌지수를 높이는 덥고 습한 날씨도 전립선비대증 증상에 악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초저온 냉방이 이뤄지는 실내에서 증상악화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일선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의 전언이다.

올해 여름은 특히 감기독감이 유행해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감기약 성분인 에페드린계 약이나 항히스타민 약제들은 요도의 괄약근을 조이거나 배뇨근 수축력에 영향을 주어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배뇨장애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이는 전문 감기약을 처방받거나 일반의약품을 약국에서 구입할 때 전립선비대증 여부를 고지해야 하는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전립선비대증은 장년, 노년층에게 빈발하는 대표적인 남성 질환이다. 노화나 호르몬의 영향, 서구식 식생활, 가족력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명확한 규명은 되지 않은 상태다. 학계에 따르면 40대는 40%, 50대는 50%, 60대는 60% 등 연령대와 유병률이 거의 비슷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감기약 성분, 배뇨장애 악화시켜

전립선은 소변과 정액이 지나가는 요도를 감싸고 있는 밤톨처럼 생긴, 남자에게만 있는 인체 기관이다. 그 모양은 거꾸로 선 밤을 닮았다. 전립선 위에는 방광이 있고 아래에는 요도 괄약근(성기 요도와 닿은 부분)이 있으며, 뒤쪽 윗부분에는 주머니 모양의 정낭이 있다. 정액이란 고환에서 생산된 정자(1%)와 정낭에서 만들어진 정낭액(50~80%), 전립선에서 만들어진 전립선액(15~30%)이 합쳐진 것이다.

정상적인 전립선은 호두알만한 크기로, 1개가 있으며 대략 20g이다. 초음파를 찍어보면 전립선의 크기가 나타나는데, 이를 무게로 환산할 수 있다. 30~40g이면 비대증 소견이 나오고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 60g(경증)부터는 질환으로 간주된다. 100g이 넘어가면 중증이다. 무게가 늘어날수록 전립선의 크기도 커지고, 덩달아 증세도 나빠진다는 뜻이다. 20대 전후에 정상 크기(20g 정도)로 성장해 40세까지는 거의 같은 크기를 유지하는데, 이때는 일반적으로 20~25g 정도다. 문제는 40대 이후 서서히, 50대가 넘어가면 빠르게 전립선이 비대해진다는 점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전립선비대증에 걸린 50세 이상 남성 380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에 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질환 자체에 대한 걱정과 근심(39.2%), 발기 문제(32.9%), 성적욕구 저하(21.6%)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배뇨통(13.7%), 수면장애(16.1%), 여행시 불편(20.3%)을 호소했다. 비뇨기과학회에서 서울 등 전국 5개 도시의 40대 이상 남성 1842명을 대상으로 전립선 유병률 및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환자의 우울증 동반 정도는 정상인보다 3.8배 높고 성생활 만족도는 3분의 1에 불과했다.

■초음파검사 통해 크기·무게 측정

여름철 전립선 관리의 기본은 음주를 자제하고 포화지방이 대부분인 패스트 푸드 등을 멀리하는 것이다. 특히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에게 많은 양의 맥주는 좋지 않다. 소변량을 갑작스럽게 증가시켜 방광의 급성 팽창으로 전립선에 과부하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염증과 부종을 야기할 수 있다. 다음은 비뇨기과학회가 권고하는 전립선비대증의 효과적인 예방과 관리를 위한 수칙이다.

첫째, 자기 전립선 크기에 대한 관심이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자신의 전립선 크기를 재봄으로써 전립선비대증 관리와 치료에 대한 적극성과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 둘째, 전립선비대증으로 약물치료를 할 때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적극적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셋째,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하기다. 다양한 채소, 과일, 생선 등을 골고루 섭취하고 육류(특히 붉은색)의 섭취량은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넷째, 의학적 검증이 안된 식품이나 약품에 의존하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건강한 전립선을 유지할 수 있다.

평소 식생활에서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자주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홍삼과 인삼은 사포닌 성분이 많아 전립선을 비롯한 인체의 여러 곳에 작용하며, 자양강장 효과를 발휘한다. 면역력 증강 등 각종 질환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항암작용을 통해 암세포 증식을 막아 전립선암 예방에도 이롭다.

토마토는 라이코펜이 풍부해 전립선 건강에 이롭다. 라이코펜 성분은 지용성이라서 날 것으로 먹기보다 익히거나 기름에 볶아 먹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 토마토는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에 의해 남성의 전립선암 발병률을 현저히 낮춰준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건조시켜 말린 토마토가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토마토·마늘 등 전립선건강 도움

마늘에는 알리신이 듬뿍 들어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전립선 건강에도 당연히 비슷한 작용을 한다. 복분자에 풍부한 폴리페놀이란 항산화 물질은 전립선으로 가는 혈액순환을 도와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성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은행의 징코노이드 성분은 혈액순환 개선 물질로, 소변이 자주 나오거나 찔끔거리는 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식품들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적당량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관건이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개선하려면 금연과 절주 실천, 카페인 음료 자제, 짜고 자극적인 음식 줄이기, 고콜레스테롤 식품 피하기, 감기약 복용 시 주의, 장시간 앉아 있지 않기, 찬 바닥에 앉을 때 주의하기, 회음부를 따뜻하게 해주기, 허벅지 스트레칭 하기, 자기 전 수분 섭취를 줄이기, 정기적인 성생활 하기 등이 필요하다.

전립선비대증이 의심되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를 이용해 환자 스스로도 진단해 볼 수 있다. 병원에서는 전문적으로 손가락을 항문에 넣어 전립선을 만지는 직장수지검사, 소변 속도검사와 잔뇨검사, 전립선초음파 검사 등의 진단법이 있다. 경우에 따라 소변검사, 전립선특이항원 피검사, 요역동학검사, 방광내시경, 요도조영술, 전립선 MRI검사 등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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