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희망’ 찾기 멈춰선 안돼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성인 ADHD #2

ADHD 성인이 직장 생활에서 경험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상사가 언어로 지시 사항을 전달하면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보이고, 전달받은 내용도 앞부분은 기억하지 못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ADHD란 생물학적, 유전적 요인이 강한 발달 장애다. 아동들의 약 5~10% 정도가 ADHD 증상을 경험하는데, 이 중에서 40~50%는 발달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회복되지만, 약 50~60% 이상은 성인이 되어도 성인 ADHD 증상을 생활 속에서 보인다고 한다. 우리나라 50대 이상의 성인들이 학교에 다닐 시기에 ADHD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학교에 다닐 때 교사로부터 “너는 머리는 똑똑한데, 수업 시간에 옆 사람과 떠들고 장난해서 성적이 나쁘냐?” 하면서 이들을 출석부로 구타하기도 하고, 체벌을 가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교사들이 ADHD 학생들에 대한 상식이 없었기에 수업 시간에 옆 사람과 잡담하고 떠드는 것을 교사를 무시한다고 생각해서 가학적인 행동을 했던 것 같다. 그런가 하면 가정에서는 “너는 왜 만화책은 밤샘하면서 읽는데, 왜 공부만 하라고 하면 몸을 비비꼬고 한시도 앉아 있지 못하냐!”라고 부모님께 꾸중을 많이 들었다. ADHD 아동은 동네에서 말썽을 피우는 개구쟁이 역할을 많이 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문제아라는 지목을 받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진단되지 않은 ADHD 아동에 대한 편견과 심리적 신체적인 학대를 한 셈이다.

◆ 성인 ADHD 증상 

▪지속적인 주의를 주는데 어려움

▸지속적인 주의 주기 및 독해력의 어려움: ADHD 성인은 독서, 서류 교정, 정리 작업, 강의 수강 등 주의를 지속하는 문제점을 보인다. 신문을 보아도 사설 같이 긴 문장은 대충 넘어가고, 제목만 읽는다. 책을 읽어도 독해에 어려움을 보이고, 독서 내용의 앞, 부분이나, 페이지에 대한 이해와 기억이 남지 않고, 방금 읽은 부분에 대해서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반복되는 과제를 수행하기에 어려움을 보이고, 쉽게 산만하고, 관심이 없는 주제에 지속적인 주의를 주지 못한다.

▸청각적인 지시 사항을 받는데 어려움: ADHD 성인이 직장 생활에서 경험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상사가 언어로 지시 사항을 전달하면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보이고, 전달받은 내용도 앞부분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한 상태에서 상사의 지시를 받고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중요한 일을 생략하거나, 지시 사항을 엉뚱하게 받아들여서 일하고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불성실하다는 오해를 받기 일쑤다.

▸계획성이 부족하고 일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 ADHD 성인은 주어진 일에 대한 계획성이 부족하고, 계획을 세우고 일을 진행하려고 해도 주의가 분산되어서 집중적으로 일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보인다. 예를 들면, ADHD 주부는 가정에서 설거지 도중에 자녀들의 방 청소를 하고, 또 중간에 세탁기를 돌리거나, 밀린 공과금을 내려고 했고, 갑자기 친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반나절을 집에서 일을 열심히 했는데도 완성된 일이 없어서 좌절된다고 필자에게 하소연하기도 했다.

▪충동적인 물건 구매, 투자 등으로 인해서 재정적인 손해가 큼: ADHD 성인들은 대체로 귀가 얇다고 한다. 홈쇼핑 방송을 보면 충동적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새로운 사업이나 투자에 대해서 남들의 이야기를 듣고 충동적으로 결정을 하기에 모험심도 있지만 대체로 사업의 실패로 끝나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이 아닌 것을 충동 구매해서 돈을 낭비하기도 한다.

▪시간관념이 부족하고 약속을 자주 잊어버림: ADHD 성인의 가장 문제 중의 하나는 시간관념이 부족하고, 중요한 일을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다가, 과제 제출을 위해서 밤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약속 행동을 깜박하고 하지 않거나, 약속 시간을 제대로 지키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친구들에게 신용이 많이 떨어진다.

▪ 자신의 능력에 비해서 저조한 실적을 보임: ADHD 성인들은 똑똑하고 지능이 높은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 실제로 하는 일은 직장이 일정치 않거나, 직장을 진득하게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직급이 말단이거나 생산력이 많이 떨어져서 저소득층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친구 관계에 어려움: ADHD 성인은 성장 과정에서 가정, 학교, 사회에서 부정적인 평가와 피드백을 받다 보니,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재화하면서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 대인관계에서 불안하고, 위축되고, 우울감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혼자서 대처하다가 중독 문제에 빠지기도 한다.

◆ ADHD 성인 증상에 대한 대책

▪약물치료: 성인도 ADHD 증상을 통제하기 위해서 두뇌에서 주의력을 향상하는 도파민 촉진제가 효과가 있다. 예를 들면 Adderall, Ritalin, Vyvanse 등의 약이 있는데, 정신과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 심리치료: ADHD 성인의 심리치료는 우선 이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리치료자들이 이 분야에서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으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해 줄 수 없다. 필자는 현장에서 ADHD 성인을 미국과 한국에서 치료한 경험이 많기에 필자의 경험으로 심리치료의 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피력하면 다음과 같다.

▸ 인지 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 CBT): 인지 행동 치료는 왜곡된 생각을 교정해서 정서와 행동을 수정하는 치료 기법으로서 ADHD 성인이 경험할 수 있는 왜곡된 자신에 대한 왜곡된 인지를 수정하고, 문제와 갈등 해결 방법을 받을 수 있다.

▸코칭: ADHD 성인은 자신의 삶에 대한 조직화, 시간 관리 및 스트레스 관리 등에 대한 코칭을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코칭이란 심리서비스는 심리치료라는 부담을 줄이고, 삶의 어려운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편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생활 스타일 바꾸기: ADHD 성인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한 태도 및 모든 생활 방식에서 개선하고 바꿀 필요가 있다. 물론 혼자서 자신의 생활 방식을 바꾸기는 어렵고, 전문가들의 조언이나 코칭을 받아서 생활 스타일을 바꾸면, 정상적인 삶을 회복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ADHD 치료는 마치 근시가 있는 사람이 안경을 쓴다고 해서 눈의 결함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이, 치료를 받아도 ADHD 증상을 없애는 것이 아니고, ADHD 증상을 대처하는 기술을 배워서 극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칼럼을 보고 자신이 ADHD 성인이라는 생각이 들어도 희망을 품었으면 한다.

    채규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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