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 시술 부작용 탓에 실명이 왔다면…

[김희덕의 잠수의학 세계]

의료행위 도중 또는 치료 후에 부작용, 합병증이 생기면 의사들은 매우 난감하다.

대부분은 ‘가역적’이어서 잘 케어하면 정상으로 돌이킬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미용성형 필러 시술 후 발생하는 혈관합병증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물론 그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이를 경험한 의사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전후에 겪는 고통 또한 크다.

필러의 혈관 부작용은 동맥 또는 정맥 폐쇄로 일어난다. 피부 괴사, 연조직염, 혈관염 등 다양한 증상도 따라온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특히 실명(失明)을 불러오는 CRAO(망막중심동맥 폐쇄)가 왔다면 이는 정말 큰 일이다. 필러 시술의 가장 악질적인 부작용의 하나다.

망막은 인체에서 허혈에 가장 민감한 조직이다. 그런데 산소 소모량은 1초당 13ml/100g이어서 우리 인체에서 가장 많다.

지금까지 필러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법은 니트로글리세린 연고, 스테로이드, 아스피린, 실데나필 투여, 그리고 핫팩으로 압박하는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산소가 많이 필요한 망막 질환…HBOT 병행하면 부작용 회복 빨라져

재밌게도 최근 여러 논문에서 이런 치료법에다 고압산소치료(HBOT)를 병행하면 피부괴사, 부종, 혈관염 등 부작용을 이른 시간에 회복할 수 있다는 사례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 몸을 순환하는 피는 1대기압 상태에서 0.21ATA(절대압력)의 산소가 폐꽈리와 폐, 모세동맥혈관에서 혈색소와 결합하여 혈류를 타고 인체의 말단조직에 도달하는 방식으로 세포 조직에 산소를 공급한다.

즉, 1대기압 상태에서 인체가 공기로 호흡할 때 흡수하는 산소를 100으로 보았을 때, 이때는 모든 산소가 혈색소로만 녹아 들어가고 혈장에는 아주 적게 녹아 들어가지만, 응급실에서 또는 병실에서 1ATA 상태에서 100%의 산소를 최대한으로 마스크로 마실 때 가장 많이 흡수할 수 있는 산소는 혈색소에 대부분 그리고 아주 조금의 일부분은 혈장에 녹아서 약 600-650 정도다.

특히 혈관이 막히거나 협착되었을 때는 혈류에 장애가 생겨 피가 원활히 흐르지 못하므로 비록 혈색소에 산소가 많이 녹아 있다 하더라도 인체 조직에 효과적으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는 셈이다.

따라서 혈류 장애가 있더라도 고압산소요법으로 산소를 주게 되면 22배의 산소가 혈장에 녹아서 혈류가 도달하지 못하는 곳이라도 고농도의 산소를 공급하여 저산소 상태에서 민감한 조직에 산소를 효과적으로 공급하여 저산소에 의한 합병증을 줄이고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뇌 신경조직, 망막 내피세포와 같이 산소에 매우 민감한 조직과 세포의 경우엔 저산소에 의한 조직 파괴에 더 신속하게 대비할 수 있다.

보통의 대기압 상태에서 산소를 공급하는 것도 매우 유용하다. 거기에다 고압산소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으로 빨리 이동하여 고압산소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을 권장한다.

증상 기간이 몇 주 또는 그 이상이면 치료될 가능성이 작지만 그래도 고압산소치료를 잘하면 완전 실명이 부분적 회복을 보일 수도 있다고 하니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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