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대마초 피운다면… 태아 영향은?

유전자 변화 초래... ADHD-자폐 스펙트럼↑

임신 중 대마초를 복용하면 태아가 자궁에서 성장하는 동안 자폐스펙트럼장애(ASD) 및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유전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신 중 대마초를 복용하면 태아가 자궁에서 성장하는 동안 자폐스펙트럼장애(ASD) 및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유전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임상 후생유전학(Clinical Epigenetics)》에 발표된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OHSU)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가 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대마초 특유의 화학성분을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라고 한다. 그중에서 특히 2가지 성분이 중요하다. 델타-9-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과 카나비디올(CBD)이다. THC는 환각작용과 관련된 성분이고 CBD는 각성과 진정작용과 관련된 성분이다. 전자를 기호용 대마 성분, 후자를 의료용 대마 성분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번 실험은 인간을 직접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영장류의 일종인 붉은털원숭이(히말라야원숭이)를 대상으로 삼았다. 붉은털원숭이는 인간과 93% 유사한 DNA를 가지고 있어 백신과 생식 치료 등의 인체를 대신한 동물실험의 주요 대상이다. 연구진은 임신한 다섯 마리의 붉은털원숭이에게 임신 기간 내내 THC 성분이 함유된 음식을 줬다. 또 다른 다섯 마리의 임신 붉은털원숭이에겐 위약을 줘 대조군으로 삼았다.

연구진은 제왕절개로 이들 원숭이를 출산하게 했고, 태반, 폐, 뇌의 두 부분, 심장 등 다섯 곳에서 조직을 채취했다. 연구진은 THC 노출이 5가지 조직 유형, 특히 태반에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THC군의 태반 조직은 또한 나중에 자폐증으로 진단된 아기의 태반 샘플과 유사성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대마초가 합법화된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임신부의 메스꺼움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된다며 THC 제품을 추천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번 연구가 그 위험성을 경고한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OHSU의 국립영장류연구센터의 린지 쇼리-켄드릭 연구원(컴퓨터 생물학)은 “대마초가 널리 허용되다 보니 완전히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현실은 대마초가 여전히 임신한 사람들을 포함한 특정 인구에게 많은 건강상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 연구는 산모의 대마초 사용과 조산, 사산, 그리고 낮은 출생체중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줬다. 쥐에 대한 동물실험은 대마초가 아기 쥐의 불안감을 증가시키고 뇌의 DNA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 임신부의 대마초 사용과 ASD, ADHD, 지적 장애 및 학습 장애, 그리고 다른 신경 정신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었다. 이번 연구는 THC가 태아 발달기에 유전자를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clinicalepigeneticsjournal.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3148-023-01519-4)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신 중 복용한 대마초 성분으로 태아의 각 장기에서 일어난 유전자 변화 농축 정도. 연구진은 폐(Lung), 뇌의 전전두엽피질(PFC: prefrontal cortex), 심장(Heart), 소뇌(Cerebellum), 태반(Placenta) 등 다양한 장기에서 대마초 성분으로 인한 영향을 확인했다. [자료=’Prenatal delta-9-tetrahydrocannabinol exposure is associated with changes in rhesus macaque DNA methylation enriched for autism genes’]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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