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화장실, 손 먼저 씻고 볼일 보세요!

[이요세의 건강요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올바른 손씻기는 다양한 설사성 질환과 감기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건강관리를 위한 가장 경제적인 실천으로 꼽힌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손씻기는 감염병 예방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수단으로, 수인성 감염병의 약 50~70%를 예방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 국민 10명중 9명이 손씻기 실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실에서 용변 후 손을 씻는 사람의 비율이 73%에 그쳤다. 이 중 67%는 비누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씻는다.

그러나 단순히 손만 씻어서는 안된다. 순서가 중요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화장실에 가면 먼저 손을 씻고 용변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용변을 보면서 손으로 ‘인체의 중요한’ 부분을 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 2030이라면 모르지만 4050 이후가 되면 ‘그곳’을 손으로 잡지 않고 소변을 보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가장 바람직한 화장실 손씻기 수칙은, 들어가서 비누를 사용해 손을 깨끗이 씻은 후 용변을 시원하게 해결한 뒤, 다시 한 번 손을 씻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중년 이후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에서 손을 먼저 씻고 말릴 정도로 소변을 참지 못한다. 이는 전립선 증상과 과민성 방광 증상이 ‘얄미운 나비’ 같이 날아들기 때문이다. 요실금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은 급하게 볼일을 봐야 하는 ‘화장실의 고뇌’가 더 커진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30분만 지나도 세균이 손에 득실득실 증가한다. 1시간 이상만 지나도 수억 마리로 늘어난다. 이것을 알면서도 화장실에서 먼저 손을 씻지 않고 중요한 부위를 만질 수 있겠는가? 게다가 관련 질환 관리를 소홀히 하겠는가!

나도 몰래 속옷 적시는 요실금

국제요실금학회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오줌이 새는 배뇨이상으로 사회적 활동 또는 위생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라고 요실금을 정의한다.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 하복부에 압력이 가해져 실금하는 복압성 요실금,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못하고 실금하는 절박성 요실금, 복압성과 절박성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성 요실금으로 크게 나뉜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골반근육의 약화, 신경 손상으로 인한 요도괄약근 기능 저하, 급성 및 만성 방광염, 골반부 수술, 중추 및 말초 신경질환, 전립선 절제수술,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요실금은 종류와 치료법이 다양하므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증상과 원인,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배뇨 일지를 작성하면 요실금의 상태와 정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3일 정도 배뇨 횟수와 배뇨량, 요실금의 형태 등을 체크한다.

얄미운 나비 같은 과민성 방광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과민성 방광은 성인 남녀 각 10%와 15%가 앓고 있는 질환이다. 보통 소변이 방광에 꽉 차면 뇌에서 방광 근육을 수축하고 요도를 통해 소변을 배출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없이 갑자기 참기 어려운 배뇨충동을 느끼는 게 과민성 방광이다. 요로감염으로 인한 방광염과는 다르다. 갑작스럽게 소변이 마려워 참을 수 없는 요절박 증상을 느끼며,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가기 전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밤에 잠을 자다가 배뇨를 위해 1회 이상 일어나는 야간뇨 증상을 동반한다.

과민성 방광은 그 자체로도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다른 질환이 동반되면 정도가 더 심해진다.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는 과민성 방광으로 인한 우울증과 함께 야간빈뇨로 인한 수면부족을 초래한다. 또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은 잦은 화장실 출입에 의한 낙상 및 골절 가능성도 높아진다. 성생활 악영향, 스트레스 및 불안감의 원인이 된다.

절박뇨 초래하는 전립선비대증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3~4명은 치료가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배뇨 증상을 호소하는 등 60대가 되기 전부터 전립선비대증으로 고통을 받는다. 주요 증상(복수 응답)은 소변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는 증상(60.4%), 소변을 참기 힘든 절박뇨와 야간뇨(40.2%), 배뇨 후 잔뇨감이 있는 배뇨 후 증상(38.3%) 순이다. 다음은 비뇨기과학회가 권고하는 전립선비대증의 효과적인 예방과 관리를 위한 수칙이다.

첫째,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자신의 전립선 상태를 진단하고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미리 예방한다. 둘째, 전립선비대증으로 약물치료를 할 때는 의사의 처방에 따른다. 셋째,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다. 다양한 채소, 과일, 생선 등을 골고루 섭취하고 육류(특히 붉은색)의 섭취량은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넷째, 의학적 검증이 안된 식품이나 약품에 의존하지 말고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건강한 전립선을 유지할 수 있다.

    이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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