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일 하면 운동만큼 건강에 좋아 (연구)

좋은 일을 할 때 진통효과가 있고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엔도르핀 분비가 자극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착하고 좋은 일을 하면 운동만큼이나 건강에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도 건강을 지키는 요인이 선행(善行)이라는 연구 결과는 많았다. 자선단체에 돈을 기부하거나, 무료로 자원봉사를 하거나,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간단한 행동이 수명을 늘리고 면역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런던대 연구진은 타인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행동, 즉 친사회적 행동(pro-social behavior)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통증 위험 또한 낮출 수 있는지 알아보는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건강의 모든 측면에 대해 장기적인 조사를 수행한 UK 가구 종단조사(UK Household Longitudinal Survey)에 참여한 4만 8000명의 데이터를 조사했다. 여기에는 친사회적 행동과 만성통증 비율에 대한 데이터가 포함됐다.

연구 참가자들은 지난 12개월 동안 자선단체에 돈을 기부한 적이 있는지, 했다면 얼마를 기부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3분의 2가 조금 넘는 사람들이 기부를 했다고 답했으며, 5명 중 1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했다고 답했다.

이 결과를 9년의 연구 기간 동안 만성통증으로 생활이 심각하게 방해 받았다고 말한 참가자의 수와 연결시켜본 결과, 자선단체에 돈을 기부한 사람들은 통증이 있었다고 답할 가능성이 낮았다. 봉사활동을 한 사람의 경우 만성통증 위험은 훨씬 더 낮아졌으며, 두 가지 활동을 모두 한 사람들은 가장 큰 이점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제시한 가능성 있는 설명은, 자원봉사를 할 때 진통효과가 있고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엔도르핀 분비가 자극된다는 것이다. 원하는 일을 성취할 때 만들어지는 이 엔도르핀이 만성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친사회적 행동이 신체적 통증과 관련이 깊은 정신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설명이다.

선행을 목격하는 것도 건강에 좋다는 ‘마더 테라사 효과’

친절함의 이점은 통증 예방,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 2013년 미국 아리조나주립대 심리학자들이 수행한 연구에 의하면, 타인이나 자선단체에 대가 없이 도움을 제공한 55세 이상 성인들은 또래보다 조기 사망할 가능성이 최소 24% 더 낮았다. 봉사활동이 사회적 상호작용뿐 아니라, 운동도 되고 관절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친절한 행동이 혈압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춰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도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988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이 수행한 연구는 선행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충분함을 보여줬다.

두 그룹에게 각각 테레사 수녀의 봉사활동 영상과 2차 세계대전 당시 자행된 히틀러의 행적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고 난 뒤, 전후로 참가자들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면역글로불A(immunoglobulin A) 수치를 측정하는 실험이었다. 면역글로불린A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에 대항해 면역계에서 방출하는 물질이다.

테레사 수녀의 이타적인 행동을 본 사람들의 면역글로불린A 수치는 급격히 증가한 반면, 히틀러의 영상을 본 사람들의 수치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는 ‘마더 테레사 효과(Mother Teresa effect)’로 불려졌다.

연구진은 “그럼에도 타인의 선행을 보는 것보다 스스로 이타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심신의학협회 저널 ‘Journal of Psychosomatic Research’에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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