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의 주문’이 변화 만든다…성인 ADHD 증상과 대책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성인ADHD #1

성인 ADHD는 직업 선택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주위에서 보면,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중간에 많이 끼어들고, 농담도 잘하지만,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답답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집에 가보면, 집안 정돈이 엉망이고, 옷을 아무 곳에다 벗어 던져 놓고, 책상은 마치 모든 물건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삶을 조직화하고 정돈된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성인 ADHD인가 의심을 해 보아야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성인 ADHD의 증상, 진단, 문제점과 대책에 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 성인 ADHD 유병률과 진단

ADHD란 주로 생물학적인 원인인 발달 장애이다. 연구에 의하면 ADHD 아동의 49%에서 66% 정도가 성인기에도 ADHD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성인 ADHD로 진단을 받으려면, 어린 시절 7세 이전에 ADHD 증상으로 진단을 받아야 했고, 삶의 전반에 걸쳐, 주의 결핍, 과잉 행동, 충동성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경험했어야 한다.

청소년 시기나 성인기에 갑자기 ADHD 증상을 보인 경우는 우울증, 불안증, 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후유증일 수 있다. 성인 ADHD라고 진단을 받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나오는 증상을 스스로 체크해서 진단해서는 안 되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 ADHD 성인의 직장에서의 어려움

치료를 받지 않은 ADHD 성인은 사무직이나 재고정리 등 차분하게 일을 처리하거나 숫자를 다루는 일은 성격에 맞지 않아 의욕이 떨어지고 자주 실수한다. 또한 상사의 지시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행하는데 어려움을 보이기에 직장에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보인다. 자신이 할 과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한 가지 일을 하다가 다른 일이 생각나면 그 일을 완수하지 못하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에, 시간을 오래 소비했어도, 한 가지라도 제대로 완성하는 일이 없어 좌절한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마감 시간까지 미루면서, 직장에서 인터넷이나 게임에 빠지고, 일에 대한 계획도 없이 충동적으로 수행하기에 직장에서 업무 평가가 좋지 않다. 직장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가 된다.

ADHD 성인들이 좋아하는 직업은 활동적인 일, 즉 배달부, 택배, 또는 트럭 운전사이다. 또한 남을 설득하는 일, 보험, 자동차 판매원 또는 안내하는 일을 좋아한다. ADHD 성인들은 한 직장에서 사소한 실수 때문에 해고 당하기가 쉽고, 진득하게 일하는 것을 싫어해서 한 해에 3~4회 직장을 바꾸며 대체로 낮은 봉급자의 생활을 하는 편이다.

◆ ADHD 성인의 직장에서의 대책

– 상사의 지시 사항 따르기: 상사는 ADHD 부하 직원이 성의가 없거나 상사를 무시해서 상사의 지시를 안 따른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ADHD 성인은 언어적 지시 사항을 집중해서 듣고 따르기 힘이 든다는 것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 그러기에 상대방의 심리적인 조건에 맞게 지시해 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지시할 때는 한 번에 한 가지만 해주고, 지시한 후에는 직원이 자신의 말로 지시 내용을 반복하도록 해야 정확하게 지시 사항이 전달된다. ADHD 부하 직원은 상사의 지시 사항을 바로 받아 적거나 녹음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고, 지시 사항을 받았으면 지시 내용을 요약해서 상사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 하루 활동 계획표 만들고 우선순위 정하고 실행하기: ADHD 성인이나 가정주부는 반드시 하루에 할 일에 대한 활동 계획표를 작성하고, 일에 대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많은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먼저 선택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제는 한 과제를 수행하다가 갑자기 다른 일이 떠오르면, 그 생각을 계획표 하단에 적어 놓고, 하던 과제를 먼저 끝내고 다시 계획표를 검토해서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과제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한 과제를 완수한 후에는 잠시 자리를 떠서 물을 마시거나, 몸을 움직여서 신체 긴장을 풀고 새롭게 과제를 시도하려고 하면 도움이 된다. 과제를 하다가 지루하면 절대로 인터넷 게임을 하거나 딴짓 하지 말고, 5분 이내로 쉬는 시간을 가져라. 이 경우에 5분 휴식이 5시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 직장에서 대인관계: ADHD 직원은 직장에서 외톨이로 지내거나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상대방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볼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발표를 하거나 다른 직원에 다가가지 못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많은 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독심술로 알 것으로 생각하면서, 미리 움츠러들고 벽을 쌓고 스스로 다른 사람들과 격리해서 지낸다. 그러지 말고, 점심시간에도 같이 나가자고 제안도 하고, 동료 직원에게 가끔 커피도 좀 사주면서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직장에서 발표 불안 및 수행 불안 대처하기: 직장에서 동료나 상사 앞에서 발표할 때, 불안이 많은 사람은 자신이 발표하는 과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의 발표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에 더 신경을 쓰기에, 발표 도중에 집중력을 잃고 당황하게 된다. 과제 발표를 할 때는 준비는 철저히 하지만, 발표하는 순간에는 자신이 준비한 내용을 즐기면서 자신감 있고 신나게 발표하는 태도를 보여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이상하게 생각하면 좀 어때? So what!”이라는 태도를 보여라. 직원들을 대할 때도, “저 사람이 나의 약점을 알아차리며 어쩌지?” 하는 생각보다는 “그러면 좀 어때? So what!”이라고 생각하면 별것이 아니다. 불안이 심한 사람들의 생각 패턴은 항상 다른 사람들이 내 약점을 알아차리면 어떡하지? “What if?”라고 생각하면서 불안해한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So what! 이다

– 집안 정리: ADHD 성인은 자신의 방 정리 책상 정리가 엉망이다. 옷은 벗어서 아무 곳이나 던지기에 이런 옷이 쌓이면 방에서 발을 디딜 틈도 없어진다. 자신의 열쇠를 어느 곳에 두었든지 기억하기 어렵고, 방 안에서 휴대전화기도 잘 잊어버린다.

– 집 안에서 중요한 물건 관리: 지갑, 집 열쇠 등은 일정한 장소를 정해 놓고, 같은 장소에 넣어라. 물론 이렇게 실천하는 것이 처음에는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습관이 되면 외출 시 중요한 물건을 찾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편하다.

– 옷 정리: ADHD 성인들이 귀가해서 옷을 벗어서 아무 곳에나 던지는 것은, 옷을 벗고 그다음 동작, 즉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냉장고에서 주스나 맥주를 마시려는 그다음 동작을 생각하면서 옷을 옷걸이에 걸려고 하지 않는다. 즉 ADHD 성인은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기에 옷을 벗어서 거는 데 걸리는 5초의 시간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ADHD 성인은 옷을 거는데 5초를 사용하고 다음 동작으로 전환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옷을 벗는 순간 자신에게 “5초만 사용해서 옷을 제 자리에 걸고 다음 동작을 하자!”라는 주문을 스스로 외우고 옷을 옷장에 걸어라. 이렇게 하면 방이 정리되고 안정이 되어서 집 안에서도 평안하고 긴장을 풀 수 있 수 있다.

    채규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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