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카트로 뇌졸중 고위험자 가려낸다”

대형마트 쇼핑객 2155명 중 심방세동 지닌 59명 찾아내

마트 카트의 손잡이에 심전도 센서를 설치해 쇼핑하는 사람의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감지하는 기술이 개발됐다.(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트 카트 손잡이에 단 센서를 통해 뇌졸중 위험이 큰 사람을 식별해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과학학회인 Acnap 2023에서 소개된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대(LJMU)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영국심장재단에 따르면 영국인은 45명 중 1명 꼴로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일으키고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심방세동(AF)을 앓고 있다. 이 질환을 가지고 있음을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진단이 중요하다.

LJMU의 이안 존스 교수 연구진은 이를 위해 마트 카트의 손잡이에 심전도 센서를 설치해 쇼핑하는 사람의 비정상적인 심장 박동을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센서가 심방세동의 신호를 포착하면 카트의 핸들에 빨간색 십자 표시가 깜박이고, 아무런 신호도 감지되지 않으면 녹색 체크 표시에 불이 들어오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영국의 대형마트 체인인 세인즈버리스(Sainsbury‘s) 4곳에 이 센서가 달린 카트를 설치하고 3개월간 2155명의 참여자 대상으로 정확도를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최소 60초 이상으로 센서가 장착된 카트 손잡이를 잡고 이동했다. 1차적으로 걸러낸 220명에 대해 정밀진단을 한 결과 59명의 참가자가 이 질환을 앓고 있었다. 그중 39명은 심방세동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연구진은 220개의 심전도 중 20%가 불분명하다고 언급하면서 접근법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손의 움직임이 판독을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심방세동이 있는 사람의 70%~93%를 정확하게 식별했지만 조건이 없는 사람을 발견하는 데는 정확성이 떨어졌다. 연구진은 심방세동이 있는 것으로 표시된 사람들 중 4분의 1에서 5분의 1만이 실제로 심방세동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결과를 검토한 케임브리지대 심혈관 연구그룹의 책임자인 조나단 맨트 교수는 혁신적인 접근방법이지만 불분명한 심전도의 수가 상당히 많았고, 심방세동은 아니지만 불규칙한 심전도를 지닌 사람까지 정밀검진을 받게 해 보건서비스에 추가적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셰필드대의 로버트 스토리 교수(심장학)는 “이번 연구의 결과는 자신에게 심방세동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많은 사람 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잠재적으로 그들 중 일부가 뇌졸중을 일으키는 것을 막을 수 있게 해 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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