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배 나온 비만환자, 염증·사망 위험 훨씬 더 높아

아랫배 나온 환자에 비해 ‘사이토카인 폭풍’ 일으킬 위험 높아

복부비만 가운데 윗배가 툭 튀어나오는 사과형(내장지방형) 복부비만이 훨씬 더 위험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복부비만 가운데 사과형(내장 지방형)이 배형(피하 지방형)에 비해 훨씬 더 심한 염증을 일으키고 사망 위험도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과형 복부비만은 지방이 내장 주변에, 피하 지방형은 지방이 아랫배와 허리둘레·엉덩이의 피하(피부 밑)에 쌓인다. 사과형은 윗배가 볼록 튀어나오고, 배형은 아랫배가 볼록 튀어나온다. 후자를 ‘올챙이형’ 비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본 도쿄의과치과대(TMDU)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과형 복부비만은 ‘사이토카인 폭풍’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사과형 복부비만은 배형 복부비만에 비해 훨씬 더 심한 염증을 일으키고, 일찍 숨질 위험이 높고,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도 훨씬 더 취약하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가 몸안에 침투하였을 때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돼 정상세포를 도리어 공격하는 현상이다. 이는 고혈압, 당뇨병, 콩팥병(신장질환), 비만 등 환자에게서 일어날 확률이 높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하면 몸 안에 대규모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염증(심하면 온몸에 염증)이 생기고 심각한 호흡 곤란을 일으킨다.

사이토카인 폭퐁, 전신 염증과 사망 위험 높이고 각종 감염에 약하게 만들어

연구팀은 사과형 복부비만 생쥐, 배형 복부비만 생쥐, 정상 체중 생쥐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뒤 염증, 폐 손상, 사망 등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생쥐가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 6주 동안 렙틴으로 사전 처리해 복부비만 생쥐를 만들었다. 생쥐는 식욕을 조절하는 렙틴 신호(시그널)가 손상되면 과식을 하고 비만이 된다.

사과형(내장지방형) 복부비만과 배형(피하지방형) 복부비만에 관한 생쥐실험 결과를 보여주는 자료. [사진=도쿄의과치과대]
연구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지 2주일 뒤 이들 생쥐 가운데 사과형 복부비만 생쥐는 100% 사망했고 몸 안의 감염 수치도 크게 높아졌다. 반면 정상 체중 생쥐의 대부분과 배형 복부비만 생쥐의 일부는 살아남았다.

연구팀은 “사과를 매일 먹으면 의사를 멀리할 수 있지만, 사과 모양의 복부를 가지면 좋지 않은 결과를 빚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히 인터류킨-6(IL-6)을 차단하면 비만 생쥐의 생존율이 꽤 많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사과형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은 IL-6 차단제 등 항염증 요법으로 코로나19에서 회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 대유행(팬데믹) 때 과체중인 아시아인은 백인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이 연구 결과(Apple-shaped obesity: A risky soil for cytokine-accelerated severity in COVID-19)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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