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바뀐 내 얼굴 못참아”…비대칭 수술 필요할까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막연히 사진에서 보이는 얼굴이 남이 보는 얼굴이고, 거울에서 보는 얼굴이 내가 보는 얼굴이라 생각하니, 다른 사람이 보는 얼굴에는 비대칭이 더 보인다고 생각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안면비대칭이 고민이라며 성형외과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놀랍도록 똑같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거울로 볼 땐 몰랐는데, 사진에 비대칭이 보여요. ”

제가 여쭤봅니다.

“거울에선 안 보이던 비대칭이, 왜 사진에서는 보일까요?”

많은 분들은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원장님, 사진에 찍힌 얼굴이 남들이 보는 모습이잖아요.”

정말 그럴까요?

거울에서 보이는 얼굴은 3차원이고, 사진은 2차원입니다. 어느 쪽이 실제 내 얼굴에 더 가까울까요? 당연히 거울에서 보이는 모습이 내 얼굴에 가깝습니다. 다만 좌우가 바뀌었을 뿐입니다.

(정확하게 거울은 ‘전후’ 반전 이미지이지만, 우리가 흔히 인식하듯 ‘좌우’ 반전이라고 쓰겠습니다)

저는 사진상 비대칭이 고민이라는 분들께 ‘제가 사진 찍어드릴게요.’라고 말씀드리고, 그 자리에서 본인 휴대폰 후면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좌우 반전 후에 보여드립니다.

“이 사진에서도 얼굴이 비대칭인가요?”

“어, 이 사진엔 비대칭이 별로 안 보이네요. 원장님, 뭘 하신 거예요?”

후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좌우 반전해서, 거울상을 만드는 것만으로 비대칭이 훨씬 덜 보입니다.

사진에서 비대칭이 보여 고민이시라면, 직접 한번 해 보시길 권합니다.

상식적으로, 남들이 보는 내 얼굴이 더 비대칭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좌우 반전으로는 당연히 비대칭 정도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좌우 방향이 바뀔 뿐입니다.

그런데 왜 비대칭의 느낌이 달라 보일까요?

‘내 얼굴’ 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거울에 보이는 내 얼굴에 익숙합니다. 익숙하다 못해 외우고 있을 정도입니다. 평소 익숙하던 이미지가 좌우 반전된 것만으로 크게 어색함을 느낍니다. 좌우가 바뀌니 비대칭도 두 배로 심해 보입니다. 그런데 막연히 사진에서 보이는 얼굴이 남이 보는 얼굴이고, 거울에서 보는 얼굴이 내가 보는 얼굴이라 생각하니, 다른 사람이 보는 얼굴에는 비대칭이 더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남들은 내 얼굴에 나처럼 관심이 없습니다. 내가 거울로 보는 것보다 비대칭을 훨씬 더 못 느낍니다.

당장, 내 주위에 안면비대칭인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면, 기억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한 번쯤 보셨을 만한 유명한 사진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링컨 대통령의 얼굴입니다. ( 유명해서 가져온 사진일 뿐, 비대칭이라서 가져온 것은 아닙니다. ) 익숙한 사진이다 보니 이 얼굴을 보고 비대칭을 먼저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좌우를 바꿔보면 느낌이 꽤 달라집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보던 사진과 달라서 그 어색함을 더 느끼는 것입니다. 얼굴의 비대칭이 심해서 어색한 것이 아닙니다. 하물며, 이보다 훨씬 익숙한 내 얼굴에서 그 어색함이 큰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다른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비대칭 때문에 필요 없는 수술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내 눈에만 보이는 비대칭이므로 수술로 완전히 해결되지 않습니다. 심한 경우 수술을 반복하면서 괴로움만 깊어지기도 합니다. 그저 내 얼굴이라 비대칭이 눈에 띄는 것이고, 남들은 내가 거울로 보는 것보다 비대칭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간혹 상담 시에 무반전거울 (거울 두 장을 사용해 좌우 반전을 없앤 거울) 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얼굴이 남들이 보는 모습이잖아요. 이렇게 보니까 비대칭이 너무 눈에 띄어서 스트레스예요. 남들 눈에는 이렇게 비대칭이 심하게 보인다는 뜻이잖아요.’

개인적으로 무반전거울 처럼 쓸모없는 물건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실용성도 없고, 그저 자신의 얼굴을 어색하게 느끼게 할 뿐입니다.

‘내가 보는 얼굴이랑 좌우 반전된 얼굴일 뿐, 비대칭의 정도는 똑같아요. 비대칭은 내 얼굴이라서 보이는 것이에요. 주위에 비대칭이라고 기억나는 사람 있어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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