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 치료제…방광암에도 효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강석호 교수팀 5알파-환원효소억제제 효과 입증

5알파-환원효소억제제가 방광암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방광암은 방광 상피세포에서 처음 발생하며 혈뇨, 배뇨통, 절박뇨 등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5알파-환원효소억제제가 방광암에 효과있다는 대규모 빅데이터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강석호, 노태일 교수팀이 남성 방광 요로상피세포암에서 5알파-환원효소억제제가 환자의 예후와 깊은 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5알파 환원효소억제제는 남성호르몬을 활성화하는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하는 약물로 전립선비대증 치료 목적으로 널리 쓰인다. 남성호르몬 합성을 막아 전립선 크기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서다.

이는 전립선비대증 뿐만 아니라 전립선암과도 관계있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있지만 방광암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소변을 저장하는 방광에 악성 세포가 생기는 방광암은 남성에게 흔히 발생한다. 발병 위험도가 여성보다 약 3~4배 높다.

강석호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해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방광암 진단을 받은 남성 2만2845명을 분석했다. 이 중 알파차단제만 사용한 그룹과 5알파-환원효소억제제와 알파차단제를 함께 사용한 그룹 각각 5300명을 비교했다. 알파차단제는 고혈압치료제로 알려진 약물이지만 전립선과 방광목 부분 근육을 이완해 배뇨기능을 호전하는 효과가 있다.

그 결과 알파차단제만 사용한 남성 방광암 환자 그룹에 비해 알파차단제와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를 함께 사용한 그룹에서 사망위험이 0.83배로 낮았다. 두 치료제를 함께 사용한 군의 수술 시행 비율도 더 낮았다. 방광 내 약물 주입술은 0.84배, 근치적 방광 전 절제술은 0.74배 낮았다.

두 치료법은 고위험환자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방광 내 약물 주입술은 재발 가능성이 높고 암세포가 악화할 위험성이 큰 환자에게 쓰이며 방광 내로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이다. 암 진행 정도를 낮추고 수술 이후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근치적 방광 전 절제술은 방광암이 방광 근육 조직까지 침범해 방광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와 방광암의 연관성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대규모 빅데이터 연구”라며 “방광암 진단 전 5알파-환원효소억제제의 투여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 고위험 방광암 환자들의 발생 위험도를 줄여 방광암 환자들이 중요한 치료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Association of 5α-Reductase Inhibitor Prescription With Bladder Cancer Progression in Males in South Korea‘는 미국의사협회지 JAMA Network Open (Impact Factor: 13.31) 최신호에 게재됐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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