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관지 만성염증, AI가 찾아낸다

1.6만 명 데이터 학습... '건강검진 미포함' COPD 위험환자 선별

 

국내 의료진이 인공지능(AI) 분석 기술로 COPD를 선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폐와 기관지 등에 만성염증이 생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2019년 전 세계 10대 사망원인 3위로 꼽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폐와 기관지 등에 만성염증이 생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2019년 세계 10대 사망원인 3위로 꼽혔다. 황사,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등의 영향으로 호흡기질환의 위험성이 더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의료진이 인공지능(AI) 분석 기술로 COPD를 선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와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은 90%의 정확도로 폐기능을 예측할 수 있는 AI 분석 기술을 공개했다. 4년(2015~2018년) 동안 1만 6148명의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와 폐기능 검사 결과를 학습시킨 결과다.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지능은 CT검사는 93%, 폐기능검사는 90%의 정확도로 각각 폐기능을 예측한다. 두 수치를 활용해 COPD 고위험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1초 간 노력 폐활량·FEV1, 강제폐활량·FVC)도 약 85%의 정확도로 예측했다.

이세원 교수는 “여러 치료제(흡입제)가 개발되곤 있지만, 아직까진 COPD의 완치는 어렵기에 조기에 발견해 흡연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악화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면서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COPD 위험 환자라도 최대한 빠르게 발견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당 진단법을 계속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COPD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통상 폐기능검사로 나타나는 FEV1과 FVC 지표로 진단하지만, 검사자와 상황에 따라 결과가 영향을 받는다. 검사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폐활량 기능이 다르게 나올 수 있어서 호흡곤란 등 중증 증상이 없다면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성염증에 따른 ‘기능 부전’ 질환인 COPD는 증상이 나타난 이후엔 사실상 치료가 늦은 상태나 다름 없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현재로선 손상된 폐포를 회복시킬 수 없고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손상 속도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김남국 교수는 “CT 영상에서 나타나는 폐의 해부학적 특징과 폐기능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이전에 있었지만, AI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CT 영상만으로 폐기능을 예측하는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이기에 이번 연구 결과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북미영상의학회에서 발간하는 영상의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라디올로지(Radiology)’에 게재됐다.

COPD는 장기적인 흡연이나 가스 노출로 기관지가 좁아지거나 폐포가 손상하며 폐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숨쉬기가 힘들어 환자의 고통이 클뿐 아니라, 손상 초기에는 거의 증상 없이 서서히 질환이 진행하다 기능 부전이 생기기 때문에 조기발견도 어렵다.

[관련기사=[오늘의 키워드] 만성 폐쇄성 폐질환 (https://kormedi.com/1537268/)]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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