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3.5kg’… 맥도날드 다이어트가 간과한 2가지 진리?

유명 암벽등반가 실험 화제... 당뇨·심장병 위험↓

스코틀랜드의 유명 암벽등반가 데이브 매클라우드가 맥도날드 패티 다이어트 중인 모습. [사진=유튜브/Dave Mccloud]
스코틀랜드의 유명 암벽등반가가 두 달 동안 ‘햄버거 패티’만 먹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육류 섭취량을 제한하는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주장을 반박하려는 실험이었다.

유명 암벽등반가인 데이브 매클라우드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덤바턴 암벽’ 등반에 성공해 유명세를 얻었다.

그는 두 달 동안 햄버거 패티만을 먹으며 신체가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했다. 하루 평균 12~16개의 소고기 패티만 섭취하는 극단적인 식단이었다.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그는 건강지표가 개선됐다고 주장한다. 1개월 만에 체중이 3.5kg 빠졌고 그 다음 달까지 체중 유지에 성공했다. 혈액 검사에선 당뇨와 심장병 위험도가 감소했고 근력이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클라우드는 “맥도날드 패티 다이어트는 효과적이었다”면서 “먹고 싶은 만큼 먹었음에도 체지방이 빠지고 식욕이 줄었고 정크푸드를 먹고 싶은 욕구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유명 암벽등반가 데이브 매클라우드가 맥도날드 패티 다이어트 중인 모습. [사진=유튜브/Dave Mccloud]
◆맥도날드 다이어트가 간과한 2가지 진리?

이 결과를 담은 영상을 영국 매체 더선 등 외신들도 보도했다. 사실 패스트푸드를 이용한 다이어트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유사한 사례들이 저마다 효과가 있다곤 말하지만, 영양학 전문가들은 이들 주장이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먼저 이러한 식단과 함께 어떤 운동을 얼마나 했는지가 불분명하다. 특히 체중 감량에는 ‘무엇을 먹는가’와 더불어 ‘얼마나 움직이는가’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중 하나를 빠뜨린다면 비과학적인 주장이다.

두 번째로 암벽등반가라는 데이브의 직업은 일반인과 동일한 환경이라고 보기 어렵다. 인간의 근력을 한계까지 사용하는 암벽 등반의 특성상 단백질 위주의 식단 관리와 고강도의 근력 운동이 평소에도 필요하다. 일반인이 데이브의 식단과 운동량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실험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또다른 맥도날드 다이어트?

특히 패스트푸드 등을 비롯해 1~2가지 음식으로 식단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의 ‘원푸드 다이어트’는 영양학적인 불균형을 초래하기에 무작정 따라하면 안된다.

햄버거는 빠르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일반적으로 몸에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탄수화물, 단백질, 채소가 나름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햄버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폭로한 유명한 사례는 미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 사이즈 미'(2001년)였다. 감독인 모건 스퍼록이 한 달 동안 직접 햄버거만 먹었을 때의 결과를 담았다.

매일 5000kcal 이상의 맥도날드 메뉴를 먹은 감독은 30일만에 체중이 11.1kg 늘었으며 구토, 간 기능 이상, 우울증, 성기능 감퇴 등의 부작용을 겪었다. 이에 맥도날드가 각 메뉴의 영양성분표를 명시하는 한편 저칼로리 메뉴 개발을 시작하는 해프닝이 일었다.

이 영화가 햄버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로 남진 않았다. 영화는 ‘아무 운동도 하지 않은 채’ 하루에 5000kcal나 섭취했기 때문이다. 햄버거가 아니라도 순식간에 건강을 망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된 것이다.

영화 ‘슈퍼사이즈미’의 한 장면 [사진=영화 ‘슈퍼사이즈미’ 캡처]
맥도날드의 지원을 받긴 했으나, 햄버거의 영양학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실험이 있기도 했다. 2015년 미국 아이오와주에 거주하는 과학 교사인 존 시스나의 실험이다.

그는 6개월 간 맥도날드 메뉴를 먹으며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하루 2000kcal을 섭취하되, 이를 맥도날드 음식으로만 채웠다. 아침은 달걀 맥머핀과 오트밀 시리얼, 해시브라운 등을 먹고 점심에는 치킨과 과일 샐러드, 저녁에는 빅맥 라지 세트를 먹는 식이다. 더불어 6개월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45분씩 걷기 운동을 했다. 데이브의 사례와 다르게 일반인의 입장에서 운동시간을 명시한, 보다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험이다.

존은 6개월 동안 약 28kg을 감량하는 한편 콜레스테롤 수치를 급격히 낮추는 데 성공했다. 당시 존은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칼로리를 철저히 조절하고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햄버거는 오히려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식단”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과학교사 존 시스나의 맥도날드 다이어트 결과 추이. [사진=페이스북/존 시스나]
    최지현 기자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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