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유착 쌍꺼풀과 매몰법은 다른가?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쌍꺼풀 수술의 원리는 눈을 뜨는 조직에 피부를 ‘유착’시켜 당겨 올라가는 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성형수술은 단연 ‘쌍꺼풀’입니다. 쌍꺼풀 수술법이 크게 ‘절개법’과 ‘매몰법’으로 나뉜다 걸 아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쌍꺼풀은 눈을 뜰 때 피부가 당겨 올라가며 안쪽으로 접혀서 생깁니다. 쌍꺼풀 수술의 원리는 눈을 뜨는 조직에 피부를 ‘유착’시켜 당겨 올라가는 라인을 만드는 것입니다.

두 수술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피부와 여러 조직이 남을 때 절개하여 적절히 잘라내는 수술이 ‘절개법’이고, 바늘구멍 정도의 아주 작은 절개창으로 조직을 실로 잡아 라인을 정해주는 수술이 ‘매몰법’입니다. 흔히 ‘찝는다’고 표현하는 수술이 바로 ‘매몰법’입니다.

눈 앞머리나 눈꼬리 쪽의 모양을 바꿔주는 ‘트임’ 수술과, 눈뜨는 힘을 키우는 ‘눈매교정’ 등 여러 수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하지만, 쌍꺼풀 수술법 자체는 ‘절개법’과 ‘매몰법’ 두 가지입니다.

‘부분절개법’은 이름만 보아서는 절개법 것 같지만, 실은 매몰법의 일종입니다. 눈꺼풀에 지방이 많아 두꺼워 보일 때 눈꺼풀 지방을 일부 제거하면 더 가볍고 시원한 눈꺼풀이 될 수 있습니다.

피부를 잘라내지 않고 지방만 제거할 경우 부분절개법을 시행합니다. 바늘구멍 정도의 짧은 절개로 지방을 제거하기 쉽지 않으므로, 매몰법을 하면서 한두 개의 짧은 ‘부분 절개’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피부는 전혀 잘라내지 않습니다. 수술법이 발전하여 바늘구멍 만으로 지방제거를 하는 경우도 많고, 미적 기준의 변화로 지방을 예전보다 덜 제거하는 추세라 요즘은 ‘부분절개법’을 시행하는 경우도 줄었습니다.

B 상태에서는 생기지 않던 쌍꺼풀이 A 상태에서는 자연스레 접혀서 드러난다. [출처 : 눈꺼풀 수술술기, 조인창, 군자출판사]
최근 많은 분들이 여쭤보시는 질문 중 하나는 ‘자연 유착 수술법’과 ‘매몰법’의 차이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연유착 수술법은 매몰법과 동일한 수술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매몰법에서는 가는 실을 이용해 ‘유착’을 만듭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실은 결국 느슨해져 지속적인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몸에서 자연적인 유착을 만들기 때문에, 실의 장력이 풀리고 난 뒤에도 이런 ‘자연유착’이 남아 쌍꺼풀이 지속됩니다.

모든 매몰법 수술은 결국 자연유착 쌍꺼풀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왜 ‘자연유착’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부르는 것일까요?

‘자연유착’은 수술법의 차이 때문에 분류가 필요해 만든 수술명이 아닙니다. 경쟁이 치열한 성형외과 업계에서 매직, 입체, 듀얼, 미니, 뉴, 퀵 등 용어 경쟁이 난무했던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애플, 캔디 처럼 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이름들도 있습니다.

이중 ‘매직 앞트임’처럼 실제 우수한 수술법으로 확인되어 일종의 ‘표준 수술법’으로 자리 잡은 예도 있습니다. 상당수는 실체 없이 이름뿐인 수술들입니다.

‘자연유착법’도 시작은 이와 유사합니다. 수완 좋은 마케팅으로 유명하던 한 성형외과에서 스스로의 매몰법에 붙인 이름이 바로 ‘자연유착 쌍꺼풀’의 본질입니다. 이름의 발생 과정을 보면 씁쓸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결국 같은 수술이다 보니 ‘매몰’은 무엇이고 ‘자연유착’은 무엇인지 그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기 힘들고, 새로운 이름에 혼란스러워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입니다.

‘자연유착’은 ‘자연’이란 단어가 들어가 용어가 주는 느낌 때문에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이젠 많은 성형외과에서 ‘자연유착법’ 이란 이름을 걸고 수술하고 있습니다. 아예 ‘매몰’이라는 용어를 대체하는 곳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작은 좀 씁쓸했을지 모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자연유착’은 제법 잘 지은 이름으로 보입니다. 일단 ‘매몰법’과 ‘절개법’이란 분류 자체가 일본 학계에서 쓰던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매몰법’이란 이름도 수술의 기전을 생각하면 딱 맞지도 않습니다. ‘매몰법’은 실과 매듭이 피부 내에 매몰된다는 수술의 한 요소를 표현할 뿐, 실제 쌍꺼풀의 본질을 담기에 충분치 않습니다.

쌍꺼풀 라인은 매몰된 실이 아니라 ‘유착’에 의해 생기는 것이고, 이런 유착은 내 몸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에 의해 생겨 더 ‘자연스럽기도’ 하니 ‘자연유착’이라는 이름이 수술의 본질과 지향을 함께 보여준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나라의 성형수술 수준은 일본을 넘어선 지 오래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시행되는 성형수술의 이름이 일본의 영향을 벗어났다는 것에 의의를 둘 수도 있겠습니다. 시작은 ‘마케팅’의 일환이었지만, 그 결과는 기존 이름을 대체하는 ‘좋은 이름’ 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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