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복용 마약 ‘케타민’…현실 왜곡 정신병 부추겨(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우 유아인에게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성분이 검출되어 마약 투약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케타민이 정신병의 일종인 조현병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케타민은 가수 승리가 얽혀 떠들썩했던 ‘버닝썬 마약’으로도 불렸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케타민이 뇌의 감각 지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유럽 신경과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수컷 실험용 쥐 7마리에게 전극을 심어 뇌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했다. 그런 다음 쥐의 수염을 자극해 케타민 투여 전후 뇌의 반응을 기록했다. 감각 기관에서 뇌로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망에서 베타와 감마 진동(beta and gamma oscillations)에 케타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했다.

베타 진동은 17~29Hz 범위의 뇌파이며 감마 진동은 30~80Hz 범위다. 주파수는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쥐의 수염을 자극하기도 전에 케타민은 베타 및 감마 진동을 모두 증가시켰다. 수염을 자극한 뒤 와 케타민을 투여한 뒤에는 베타 및 감마 진동의 진폭이 줄었다. 이는 지각이 손상됐다는 뜻이다.

보통 전신 마취 유도와 유지, 통증의 경감을 위해 사용되는 케타민은 뇌의 NMDA 수용체를 억제해 정신증(psychosis)과 유사한 정신 상태를 유도한다. 이는 중추신경계의 흥분성 신호와 억제성 신호의 불균형을 만들어 감각 지각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NMDA 수용체의 유사한 변화가 조현병의 지각 변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정신증과 조현병에서 경험하는 왜곡된 현실이 ‘배경 잡음’의 증가에 의해 촉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소음 자체는 NMDA 수용체의 오작동이 뇌에서 억제와 흥분의 불균형을 일으켜 발생할 수 있다. 즉, 케타민이 뇌에서 ‘배경 잡음’을 증가시켜 감각 신호를 덜 명확하게 만들어 현실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상관 관계만 밝혔을 뿐 인과관계는 없다는 점, 케타민으로 유발된 영향만을 조사했기 때문에 약물과 관련이 없는 해리성, 정신증 상태를 이해하는 데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조현병(schizophrenia)은 망상, 환각, 환청 등을 경험하는 등 현실을 인지하는 방식에 장애가 되는  정신과 질환이다. 전세계적으로 약 2400만 명이 조현병을 가진 것으로 추산되며, 환경적, 심리적,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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