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두 인류 전파 시점은 3800년 전?

바리올라 바이러스의 유전적 진화를 수학방정식으로 역추적한 결과

천연두의 기원은 수 세기 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천연두가 인류를 감염시킨 시점이 38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연구결과가가 나왔다. 《미생물유전체학(Microbial Genomics)》에 발표된 이탈리아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마마, 두창으로도 불린 천연두의 기원은 수 세기 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천연두는 설치류에서 유래한 바리올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병하는데 가장 오래된 생물학적 증거는 1600년대 유럽의 것이었다.  2020년 7세기~11세기 활약한 북유럽 바이킹 유해의 치아에서 바리올라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천연두의 역사가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갔다.

이런 분자연대 측정이 아닌 역사적 기록을 토대로 3500년 전 이집트와 아시아에서 발병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탈리아 에우제니오 메데아 IRCCS(의과학연구소)의 연구진은 바리올라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과 수학적 방법론을 적용해 천연두의 역사를 기원전 18세기까지 끌어올렸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발견된 바리올라 바이러스의 게놈 분석을 토대로 다른 종류의 천연두가 모두 하나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유래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이킹 시대의 게놈에서 발견된 유전적 구성 요소의 작은 부분은 심지어 18세기까지 지속되었다.

연구진은 여기에 ‘시간의존 비율 현상(TDRP)’이라는 수학적 방법론을 적용했다. 바이러스의 진화속도가 지속되는 시간의 길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반영해 그 기원을 역추적한 것이다. 좀 더 쉽게 말하면 바이러스가 출현한 시기가 짧을 경우엔 더 빠르게 변하고 더 긴 시간 동안은 더 느리게 변하는 속성을 반영한 수학방정식으로 공통 조상이 출현한 시기를 추정했다.

그 결과 천연두의 첫 출현이 고대 이집트왕조 때로 충분히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기원전 1157년에 사망한 파라오 람세스 5세를 포함한 고대 미라에는 천연두로 의심되는 흉터가 있었다는 종전 연구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천연두의 역사가 그보다도 더 오래됨을 보여준다.

연구책임자인 에우제니오 메데아 IRCCS의 디에고 포르니 박사는 “우리의 연구는 고대 사회에 천연두가 존재했다는 역사적 가설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천연두는 20세기에도 3억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치명적 질병이었지만 1977년 이후 새로운 발병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microbiologyresearch.org/content/journal/mgen/10.1099/mgen.0.000932)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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