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아랫배 아프면 맹장? ‘대장 게실염’도 있어

우측 하복통과 함께 발열, 설사, 혈변 등의 증상 나타나

복통을 호소해 진료받는 여성
대장 게실을 방치할 경우 게실염으로 이어지고, 합병증 위험이 커 하복부 통증이 지속되면 진료받아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드라마를 보면 갑자기 아랫배를 잡고 쓰러지고 ‘맹장염’으로 수술하곤 한다. 마치 심장질환은 왼쪽 가슴을 부여잡고, 심혈관질환은 뒷목을 잡고 쓰러지듯 오른쪽 아랫배는 맹장염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실에선 뜻밖의 진단을 들을 때가 있다. 바로 ‘대장 게실염’이다.

대장 게실증은 대장의 점막 및 점막 아래층이 튀어나와 생기는 작은 주머니를 말한다. 대장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 장벽이 약한 부위에서는 대장 점막이 바깥쪽으로 밀리고 주머니가 생길 수 있다. 대장 게실증은 서양에 흔하고 국내에는 발병이 적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식습관의 변화와 검사법의 발달로 발견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장 게실증은 ▲장벽의 선천성 유약 ▲잘못된 식생활 ▲변비 ▲대장 내압 증가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변비는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해 대장의 압력을 높이고 게실증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치료를 위해선 식습관 개선이 필수다. 이외에도 비만과 운동 부족도 게실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 게실염은 게실의 입구가 대변이나 오염물로 막히고 세균 증식으로 미란과 염증이 발생, 주변 조직으로 염증이 번져 미세 천공까지 발생할 수 있다. 게실염 증상은 ▲복통을 시작으로 ▲발열 ▲설사 ▲변비 ▲혈변 등이 나타난다. 대장 게실염이 무서운 이유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출혈 ▲천공에 의한 복막염 ▲누공 ▲대장 주위의 농양 ▲장폐색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게실염 환자의 대부분은 우측 게실염이다. 세란병원 내과 홍진헌 과장은 “많은 환자들이 우측 하복통으로 인해 맹장염으로 오인한다”며 “진찰 결과 급성 게실염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게실염은 장염과 유사한 방법으로 치료하는데, 금식으로 장에 휴식을 주며 충분한 수액을 공급, 항생제를 투약하는 식이다. 게실염 초기엔 통원 치료도 가능하다. 위장에 부담이 적은 음식으로 식단을 구성, 경구 항생제와 진통제를 복용하고 휴식하면 호전된다. 단, 복통이 심하거나 고열, 면역력이 낮아진 환자는 입원 치료하는 게 현명하다.

홍 과장은 “게실염 환자의 대다수는 수일 내 증상이 호전되지만 농양이 크거나 천공이나 복막염 등의 합병증이 있으면 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실을 방치할 경우 합병증 위험이 커 하복부 통증이 지속되면 참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대장 게실증과 게실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충분한 섬유질과 수분을 섭취하고 육류를 제한하며, 적절한 체중 조절과 운동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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