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왜곡해서 인식하는 뇌졸중 경험자…원인은?

왜곡된 신체 인식의 변화로 삶의 질에 영향 미칠 수 있어

지속적 통증을 가진 뇌졸중 생존자들이 마비를 겪은 신체의 손이 실제보다 크거나 작다고 잘못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뇌졸중을 경험한 사람들에 대한 세계 최초의 연구에서 만성 통증이 이들의 신체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호주와 미국의 공동 연구팀은 지속적 통증을 가진 뇌졸중 생존자들이 마비를 겪은 신체의 손이 실제보다 크거나 작다고 잘못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자칫 사고위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 로리머 모즐리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뇌졸중 생존자 523명을 조사했다. 이 중 만성 통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통증이 없는 생존자들보다 신체 인식에 변화를 경험할 가능성이 거의 3배나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뇌졸중 생존자의 왜곡된 신체 인식을 해결하기 위한 재활훈련이 결과를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뇌졸중이 세계적으로 신체장애의 주요 원인이고, 손 크기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물체를 잡거나 조작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모즐리 교수는 “이번 연구에는 두 가지 놀라운 발견이 있다”고 말했다. 첫째, 뇌졸중 생존자 5명 중 3명이 만성 통증을 겪고 있으며, 이는 일반 인구에 비해 최대 300% 더 높다는 것.

둘째, 통증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 몸의 느낌에 대한 주요한 변화를 더욱 잘 인지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것은 일상 활동을 더 어렵게 만들고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적인 이중고”라고 설명했다.

모즐리 교수는 “뇌졸중과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통증은 모두 인식 장애, 더 많은 피로, 불안 및 우울과 관련이 있으며 신체 인식의 왜곡은 이같은 상태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체 인식의 왜곡은 다양한 상태, 즉 신체 절단이나 심각한 만성 통증, 섭식 장애 이후 겪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뇌졸중 이후의 통증과 연계되지 않았다.

모즐리 교수는 “앞으로의 연구 단계는 신체 인식 장애가 이들의 통증을 초래하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만약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치료법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왜곡된 신체 인식은 뇌졸중 이후 통증이 손에서 느껴질 때 두 배로 높아졌다. 이는 무릎 골관절염 등 다른 만성 통증을 겪는 그룹과도 일치하는데 무릎이 붓지 않았는데도 무릎이 부어있다고 믿는 사람이 30%에 이른다. 모즐리는 “이러한 놀라운 발견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인간이 더 복잡한 생물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는 ‘브레인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원제는 ‘“My hand is different”: Altered body perception in stroke survivors with chronic pain’.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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