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에게도 거짓말하나요?

예의바르고 싶어서 혹은 대화 주제가 불편해서

환자들이 진료를 받을 때 생각보다 흔하게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ornpak Khunatorn/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의사는 형법과 의료법에 따라 환자에 대한 비밀을 지킬 의무가 있다. 하지만 환자들은 의사에게 생각보다 거짓말을 많이 한다.

국제학술지 ≪상담 심리 계간지(Counselling Psychology Quarterly)≫에 실린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에 의하면 조사 대상자의 93%가 상담 중 거짓말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의사의 의견을 좋아하는 척하거나’, ‘진료 시간에 늦은 이유를 해명하거나’, ‘현재 치료 방법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말할 때’ 거짓말을 많이 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 이유로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싶어서’, ‘의사를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대화 주제가 불편해서’ 등을 꼽았다.

사람들은 과거 자신의 행동이나 사고를 바탕으로 평가 받길 원하지 않아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의사 역시 사람이라는 사실에 동요가 된다는 설명이다.

심리 전문가들은 치료는 ‘관계성’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의사가 병을 낫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전문가로 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와 대화를 나누는 상대 인물로 보기도 한다는 것. 이로 인해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는 무의식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마치 어린 아이가 학교 선생님에게 좋은 점수를 받으려는 것처럼,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상담에 필요한 사실의 일부를 생략하거나 지어낸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심리학자들은 의사가 환자에게 칭찬만 해선 안 된다고 설명한다.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피드백을 받기 위해 환자들이 이야기를 지어내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는 저절로 구축되지 않는다. 연구팀은 환자들이 정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신뢰감을 줄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는데 의사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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