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독 사망 사고, ‘이 기체’의 정체는?

평소 연통과 보일러 연결 부분 확인... 증상 보이면 즉시 119 신고

일산화탄소를 많이 흡입하면 중추신경계가 마비되면서 사망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날씨가 추워지면서 밀폐 공간에서 난방기구를 사용하다 숨지는 사고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방의 작은 틈새까지 막고 자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는 경우다. 사고 장소는 주거시설, 텐트-차량 안 등 다양하다.

◆ 사고 장소는 집 62.6%, 텐트 20.8% 등

5일에도 텐트 안에서 20∼30대 남성 3명이 쓰러져 1명이 숨지고 2명은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락이 안 된다는 지인들의 전화를 받고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30대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나머지 20대 2명은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역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년-2021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119에 신고한 장소별 건수는 주거시설 295건(62.6%), 텐트 98건(20.8%), 영업시설 30건(6.4%), 차량 25건(5.3%), 숙박시설 16건(3.4%) 등이다.

◆ 일산화탄소 중독 일으키는 원인 물질은?

일산화탄소 중독 물질로 가스류(157건/33.3%)가 가장 많았다. 이어 석탄류(153명/32.5%), 목재류(143건/30.4%), 석유류 (18건/3.8%) 순이었다. 가스류는 도시가스·부탄가스, 석탄류는 연탄난로 또는 보일러, 목재류는 온돌방 장작불·숯·화목보일러 연료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캠핑이나 차 안에서 자다 변을 당한 차량·텐트 내 일산화탄소 사고율이 전체의 26%(123건)였다. 사고원인은 가스류 노출(76건/61.8%)이 가장 많았으며, 목재류(31건/25.2%), 석탄류(11건/8.9%), 석유류(5건/4.1%) 순이었다. 사고 원인이 가장 높은 가스류 물질은 부탄가스를 이용한 난로 및 온수매트 등이다. 목재류는 추워서 숯불이나 나무를 태우는 화로로, 주로 텐트 안 등 밀폐공간에서 사용됐다.

◆ 일산화탄소 중독 왜 위험한가? 증상은?

일산화탄소는 냄새도, 연기도 없어 본인도 모르게 중독될 수 있다.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석탄이나 석유 등의 연료가 탈 때 발생하는 기체다. 산소 대신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저산소증을 일으키고 산소 보급을 가로막는다. 체내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 뇌와 척수가 영향을 받아 두통,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구토 증세가 나타난다. 일산화탄소를 많이 흡입하면 중추신경계가 마비되면서 사망할 수 있다.

텐트에 바깥 공기가 통하는 틈새를 열어 놓았더라도 일산화탄소의 독성이 강력해 사고위험이 사라지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밀폐 공간인 텐트 안에서 난방기기나 화로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허가된 캠핑장 등 야영시설에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개인 텐트나 캠핑카에도 경보기를 설치하고, 환기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야영을 한다면 난방기구보다는 두터운 침낭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큰 병에 따뜻한 물을 채워서 침낭 속에 넣고 자면 도움이 된다.

◆ 집에서도 평소 연통과 보일러 확인… 중독 시 즉시 119 신고

일산화탄소는 특히 물질을 태울 때 생성되기 때문에 화로, 스토브 제품 등이 적절한지 확인하고 배기도 잘 되는지 관리해야 한다. 집에서도 평소 연통과 보일러 연결 부분에 균열이나 이음새 부분을 살펴야 한다.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은 초기에는 두통이나 어지러움, 메스꺼움으로 시작해 구토, 호흡곤란 등으로 심해지며 깨워도 자꾸 자려 하고 정신을 잃을 수 있다. 이 경우 즉시 환기를 시켜주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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