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6개월간 46억 횡령 몰랐던 건보공단 감사

일요일인 25일부터 감사, 보험, 전산 등 전문인력 대거 투입

강원 원주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옥. [사진=뉴스1]

보건복지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 횡령사건과 관련해 특별 합동감사에 착수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일요일인 25일부터 감사, 보험, 전산 등 전문인력들이 대거 투입됐다.

복지부는 최근 건보공단 직원이 46억여 원을 횡령하고 가족과 함께 해외로 도피한 사건과 관련, 부서 합동 감사반(반장 김충환 감사관)을 건보공단 현지에 파견해 25일부터 10월 7일까지 2주간 특별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번 횡령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감사과, 보험정책과, 정보화담당관 등 관련 부서와 합동으로 감사반을 구성해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철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

특히 장기간 거액의 횡령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건강보험공단의 재정관리 현황 및 요양급여비용 지급시스템 운영 전반에 대해 들여다 볼 계획이다. 이번 감사를 통해 현황과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게 된다.

복지부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 엄정 처리와 함께 전산시스템 개선 등 필요한 후속조치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 건강보험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보공단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이번 횡령 사건은 채권 담당 팀장급 직원이 지난 4~9월 지급 보류된 건강보험비를 빼돌려 본인 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처음 횡령한 금액은 4~7월 1억원이었지만 이후 액수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9월초 3억원에 이어 9월 21일에는 42억원을 개인 계좌로 빼돌렸다. 6개월여 동안 무려  46억여 원(추정)이 개인 계좌로 나가는 동안 공단 내부에서는 아무도 몰랐다.

건보공단은 22일 병원이 공단에 청구한 건강보험비 가운데 지급이 보류된 돈을 점검하던 중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 공단은 해외로 도피한 직원을 원주경찰서에 고발하고 원금 회수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 개인 계좌를 동결했다.

국민이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를 관리하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이 같은 거액의 횡령 사건이 발생하고 횡령 사실을 6개월간 몰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고정 수입이 없는 은퇴자들도 어렵게 내는 건보료를 관리하는 건보공단의 시스템이 엉망이었다는 뉴스에 “뭘 믿고 내 돈을 내나” “건보료 올릴 생각만 하지 말고 내부 시스템부터 정비하라”며 공단의 기강 해이와 내부 시스템 부재를 질타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건보료율을 올해 6.99%로 전년 대비 1.89%포인트 인상했고, 내년도 요율도 0.1%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가 일요일에 특별 감사에 착수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한 것은 가뜩이나 물가인상 등 경제난으로 힘든 시기에 이번 횡령 사건을 계기로 건강보험 운영 전반으로 국민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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