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빨대’ 찔려 부상·사망…발 헛딛는 순간 사고 발생

친환경 빨대는 '종이', '실리콘' 재질이 보다 안전

재사용이 가능해 친환경 목적으로 쓰이는 금속 빨대. [사진=Fascinadora/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남동부 롱아일랜드에 사는 크리스탈 드프레이아 가족은 지난 6월 뒤뜰에서 화창한 날씨를 즐기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엄마인 크리스탈은 8살 딸 매디슨과 4살 아들 찰리에게 간식을 주었는데, 찰리에게는 그가 평소 즐겨 마시는 음료에 금속 빨대를 꽂아 주었다. 간식을 주고 다른 일을 보던 크리스탈은 매디슨의 비명 소리에 달려갔고, 현관에서 피를 잔뜩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찰리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코가 부러졌거나 입술을 깨물었다고 생각했지만 피의 양이 매우 많았다. 원인은 ‘금속 빨대’였다.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빨대 대용의 종이 빨대가 등장했다. 일회용 빨대를 대신해 재사용이 가능한 금속 빨대 등도 등장했다. 그런데 금속 빨대를 사용하다 부상을 입는 사고들이 간혹 벌어지고 있어 사용에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찰리는 금속 빨대를 입에 문 상태에서 넘어져 빨대가 목을 통과하는 사고를 당했다. 외상센터로 이송된 찰리는 당직 응급 의료진에 의해 곧바로 수혈을 받았지만, 그 이상 많은 출혈이 발생했다. 의료진은 다량의 출혈 발생 원인이 심장에서 머리로 혈액을 운반하는 주요 경동맥에 구멍이 났기 때문일 것으로 보고 CT검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오른쪽 경동맥과 경정맥이 금속 빨대에 의해 구멍이 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의료진은 찰리의 출혈을 멈추고 오른쪽 뇌로 가는 혈류를 회복시키기 위한 시술을 진행했다. 동맥 재건을 위해 찰리의 다리에 작은 구멍을 낸 다음, 대퇴동맥을 거쳐 경동맥이 찢어진 부분으로 스텐트를 삽입하고 뇌로 가는 혈류의 통로를 안정화했다. 경동맥 구멍은 봉인했다.

시술이 끝난 찰리는 소아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의학적으로 유도한 혼수상태에 머물렀다. 사고 일주일 뒤 눈을 뜬 찰리는 다행히도 첫 마디를 던졌다. “엄마, 과일 스낵 먹어도 돼요?”

이후 일주일이 더 지난 뒤 찰리는 퇴원했다. 앞으로 물리치료, 언어치료, 미세한 운동 기술 교정 등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찰리를 치료한 의료진은 금속 빨대가 원인이 돼 외상센터에 방문하는 사례들이 제법 있다고 지적했다. 친환경적인 빨대를 사용하고 싶다면 종이나 실리콘 등 부드러운 소재의 빨대를 사용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아이들이 금속 빨대로 사고를 입을 가능성이 높지만, 어른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19년에는 영국의 한 60대 여성이 금속 빨대를 꽂은 잔을 들고 가다가 눈이 찔려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딱딱한 금속 빨대가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속 빨대는 길고 단단해 발을 헛딛는 순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환경을 위해 재사용 가능한 빨대를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다른 위험성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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