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하지 않는 성형수술…눈꼬리내리기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종종 받는 질문 하나가 ‘권하지 않는 성형수술’ 입니다. 참 까다로운 질문인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수술은 ‘눈꼬리 내리는 수술’입니다. 수술로 눈꼬리를 어색하게 내려놓은 분들을 종종 봅니다.

어색하게 내려놓은 눈꼬리.

왜 이런 수술을 받았는지 여쭤봅니다. ​ “눈이 커졌으면 해서요”, “착해 보이고 싶어서요.”, “강아지상이 되려고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흔히, 강아지상은 눈꼬리가 내려가고, 고양이상은 눈꼬리가 올라갔다고 합니다. 정말 ‘강아지상’과 ‘고양이상’에서, 눈꼬리의 차이가 있을까요?

눈꼬리는 의학용어로 ‘외안각(가쪽눈구석)’이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눈의 안쪽 끝은 ‘내안각(안쪽눈구석’)’입니다. 외안각은 내안각에 비해 약 2mm 위쪽에 있습니다. 남녀의 차이도 없고, 나이에 따라 변하지도 않습니다. 즉, 눈꼬리는 원래 올라간 것이 정상입니다.

외안각은 예각을 이루며 위로 올라가 눈꺼풀이 안구에 밀착되도록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눈꼬리를 내리는 수술로 눈꼬리가 뭉뚝해지고 아래로 떨어지면 눈꺼풀이 안구에 제대로 밀착되지 않고 눈물이 흘러내려 눈 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많은 분들이 눈꼬리 내리는 수술을 바라는 것일까요? ‘언어’ 때문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언어는 사고를 지배합니다. ​우리 말에 ‘눈꼬리가 올라갔다’, ‘눈꼬리가 내려갔다’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마치 눈꼬리의 각도가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강아지상’과 ‘고양이상’인 연예인들의 눈꼬리를 화장을 지우고 보면 차이를 발견하기 힘듭니다. ​눈꼬리로 강아지상과 고양이상을 구분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눈꼬리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어느 쪽이 강아지상이고 고양이상일지 기억해 두시고 아래로 내려서 확인해보겠습니다.

이제, 답을 차례대로 볼까요?

위 미인들에게서 눈꼬리가 내려간 눈은 없습니다. 박신혜 씨의 눈꼬리가 내려간 듯 보이지만 화장을 지우면 김희선 씨와 매우 비슷합니다.

그런데 왜 눈꼬리가 달라 보이는 것일까요? 눈꼬리가 내려가 보이는 눈의 ‘비밀’은 사실 ‘눈꼬리’가 아닌 ‘눈머리’ 쪽에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크고 시원한 라인의 눈은 앞쪽이 시원하고 크게 올라가므로, 상대적으로 눈꼬리가 내려가 보이는 것입니다. 즉, 뒤쪽이 내려간 것이 아니라 앞쪽이 올라간 것입니다.

눈 앞이 올라가면 눈꼬리가 내려가 보인다.

눈꼬리는 원래 올라가 있습니다. 눈꼬리를 아래로 내린다고 착한 눈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눈꼬리가 내려가면 오히려 외안각의 지지 능력이 떨어지고 눈꺼풀이 눈동자에 잘 밀착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눈물이 흘러나가 눈이 마르고, 충혈되는 등 기능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눈의 모습과 기능을 고려하지 않고 눈꼬리만 내리면, 예쁘지도 건강하지도 않은 눈이 됩니다.

아름다움과 기능을 함께 개선하는 것이 ‘좋은 성형수술’입니다.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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