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할수록 손해… “정형외과 수가 개선 절실”

대한정형외과학회 한승범 보험위원장이 정형외과 수가 현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근골격계 질환 환자는 늘고 있는데, 수술을 시행하려는 병원은 줄고 있다.

정형외과 수술에 대한 낮은 보상이 원인이다. 재료비와 인건비는 올라가는데 의료수가는 낮아 수술할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정형외과는 병원의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인력 충원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 한승범 보험위원장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정형외과 스텝 충원도 안하고 시설 투자도 안한다. 수술방도 2~3개만 내준다”고 말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비급여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 위원장은 “낮은 보상률 때문에 비급여에 의존하는 ‘의료비 왜곡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국민 건강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한정형외과학회가 ABC갤럽 연구조사 의뢰를 통해 정형외과 수술원가를 분석한 결과, 정형외과는 자원 소모 대비 수술 행위 수익이 외과의 0.4~0.8배 수준이다. 쉽게 말하면 외과가 100을 벌 때 정형외과는 40~80을 번다는 의미다.

정형외과 수술실 수익성은 -16%, 수술 수가와 비교한 수익성은 -52%로 측정됐다. 계속 적자가 나다보니, 수술을 하면 할수록 병원 입장에선 손해다.

학회는 현행 급여 기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서로 다른 근골격계 수술 행위도 동시 수술로 분류돼 종합병원급 이상은 70%, 그밖은 50%의 수가만 인정된다”며 “실제 수술 행위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회용 방포 사용에 대한 급여는 전신마취, 척추마취에만 적용돼 국소마취 시에는 손해가 발생한다. 재료비뿐 아니라 수술 난이도, 수술 시간, 재료의 고도화, 인건비 등에 대한 보상도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형외과에서 전문진료질병군으로 분류되는 질환은 3%에 불과하다는 점도 장애가 되고 있다. 대부분의 정형외과 질환은 일반진료질병군, 단순진료질병군으로 분류된다. 전문진료질병군이 적은 만큼, 병원 내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 위원장은 “80세 이상 고령이나 내과적 질환 동반 시엔 전문진료질병군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수가는 투입된 자원의 총량이다. 학회는 정형외과 투입 자원의 가치가 제대로 산출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사료 대비 수술료가 특히 잘 오르지 않는 상황. 이로 인해 정형외과는 “검사하기 위해 수술한다”는 말까지 돈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저수가 문제 등으로 정형외과 의료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며 ▲동시수술을 100% 인정하는 등 수가 개선이 필요하며 ▲정액수가로 책정되는 치료재료의 실가격을 보상하고 ▲80세 이상 연령 및 내과적 질환 동반 시에는 전문진료질병군으로 지정해야 하며 ▲원가에 못 미치는 수술 수가 및 급여 기준은 현실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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