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국제병원, 내국인 진료 영리병원으로 개원 가능할까?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 [사진=뉴스1]
영리병원에서는 내국인을 진료할 수 없다는 조건이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5일 중국 녹지그룹 자회사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제기한 ‘외국 의료기관 개설 허가 조건 취소 청구 소송’에서 녹지 측의 손을 들어줬다.

제주도는 앞서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설립이 추진된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개원 허가 조건으로 ‘내국인 진료 제한’을 내걸었다. 영리병원에서 내국인을 진료하는 사실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들이 제기되면서 이를 의식한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의 진료 대상을 ‘외국인 의료 관광객’으로 제한한 것.

이에 녹지 측은 제주도의 제한 조건은 법령 근거가 없어 위법한 내용이라고 판단, 지난 2019년 2월 제한 조건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내국인을 진료할 수 없게 되면 병원의 경제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없고, 내국인 진료 거부로 의료법 위반 및 형사 처벌 등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제주도는 또 다시 반박 의사를 밝혔다. 녹지 측이 외국인 대상 병원을 운영하겠다는 사업 추진 배경을 밝혔고, 제주특별법(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제주도지사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반론한 것.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녹지 측 승소 판결을 내렸다. 피고인 제주도가 법령상 근거 없이 붙인 제한 조건은 위법하다는 판결이다.

녹지 측은 앞서 지난 1월 13일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도 승소했다. 허가일 이후 3개월이 지나도 녹지국제병원이 개원하지 않자, 제주도는 의료법을 바탕으로 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녹지 측이 허가 조건 변경 등으로 사업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점 등을 고려, 정당한 사유로 개원이 지연됐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결 결과를 바탕으로, 녹지 측은 지난 2월 14일 녹지국제병원 재개원 의사를 밝혔다. 이번 판결을 통해 내국인 진료에도 자율성이 부여될 가능성이 생겨, 녹지국제병원이 다시 부활할지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개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녹지국제병원 지분의 75%는 국내법인인 (주)디아나서울이 가지고 있다. 제주특별법 등에 따라 영리병원은 지분의 50% 이상을 외국법인이 소유하고 있어야 운영이 가능하다.

녹지국제병원이 개원하려면 녹지 측이 디아나서울 지분의 25% 이상을 인수하는 등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

여기에 제주도는 녹지 측의 병원 지분이 현재 50% 미만이라는 점에서, 또 다시 개설 허가 취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제주도는 이번 판결에 대해서도 판결문 검토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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