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뱃살에서 뽑은 지방 주사로 족저근막염 치료 성공

환자의 뱃살, 허벅지 안쪽, 허리둘레 군살에서 뽑은 지방을 발바닥에 주사해 족저근막염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환자의 뱃살 등에서 주사로 뽑은 지방을 발바닥 근처에 주입하면 족저근막염의 통증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의 배, 허벅지 안쪽, 허리 둘레 군살 등에서 지방을 소량 채취한 뒤, 이를 족저근막(발바닥 근막)이 발뒤꿈치뼈에 끼워지는 발바닥 근처에 주사하면 통증이 줄어들었다. 또한 족저근막의 두께가 얇아지고 삶의 질이 많이 개선됐다.

발바닥 아치를 지지하는 족저근막은 발뒤꿈치에서 발가락까지 이어진다.

연구팀은 족저근막염 환자 1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의 참가자들에게 지방 주사를 1회 놓은 뒤 1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했다. 또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의 경우 6개월 간 관찰한 뒤 지방 주사를 놓고 6월간 이들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 그룹은 모두 지방 주사 후 6개월, 12개월에서 각각 족저근막 두께가 줄었고 스포츠 활동을 더 활발하게 잘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유의한 통증 감소는 주사 후 1년 관찰한 그룹에서만 나타났고, 주사 후 6개월 관찰한 그룹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그러나 주사 후 6개월 관찰한 그룹의 참가자들을 더 오래 추적했다면 주사 후 1년 관찰한 그룹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직에 있는 지방이 재생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료 결과가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피츠버그대 의대 제프리 구세노프 박사(성형외과)는 “이 시술을 받는 족저근막염 환자는 시술에 앞서 국소 마취를 한다”고 말했다.

또 그의 아내이자 공동 저자인 베스 구세노프 박사에 의하면 족저근막염은 미국인 200만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칠 정도로 흔한 염증성 질환이다. 그녀는 “족저근막염 환자 10명 중 1명은 평생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한다”고 말했다.

족저근막염을 일으키는 방아쇠 역할을 하는 원인으로는 과도한 발 스트레칭, 발 안쪽 가장자리에 너무 많이 실리는 체중, 비만, 약물 과용, 과도한 운동, 임신, 단단한 힘줄 등을 꼽을 수 있다.

족저근막염이 심한 환자들의 경우, 앉은 자세에서 처음으로 일어날 때 또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때 손톱 또는 바늘로 발뒤꿈치뼈를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후 걸으면 족저근막이 따뜻해지고 유연해지면서 통증이 완화되나, 하루가 끝날 무렵에는 다시 욱신거리기 시작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족저근막염 환자 10명 가운데 9명은 표준 치료를 받는다. 표준 치료에는 교정 신발(shoe orthotics), 코르티손 주사, 스트레칭 기술, 충격파 요법, 레이저 치료 등이 포함된다.

어떤 경우에는 근막을 풀어주기 위한 작은 외과적 절개가 포함되기도 한다. 하지만 수술이 불안정한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고, 고통스러운 흉터 조직을 만들 수도 있다. 특히 만성적인 족저근막염 환자의 10%의 경우 표준 중재술(수술 또는 시술)로 통증을 누그러뜨리지 못한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지방에 초점을 맞춰 다음처럼 덜 위험하고 더 효과적인 중재술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무딘 바늘로 근막을 뚫은 뒤, 그 상처 부위에 환자 자신의 지방을 주입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지방에는 재생된 신선한 혈액이 들어오도록 촉진하는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들어 있다. 이 때문에 통증을 일으키는 흉터를 최대한 적게 하면서 빨리 치유되게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참가자 규모를 더 키운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Perforating Fat Injections for Chronic Plantar Fasciitis: A Randomized, Crossover Clinical Trial)는 ≪성형 및 재건 외과(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 저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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