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의 독특한 면역항체, 코로나바이러스 잡아줄까? (연구)

[사진=아이클릭아트]
상어의 특별한 면역체계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모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미국과 영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상어의 면역체계에는 VNAR(Variable New Antigen Receptor, 가변적인 새로운 종류의 항원 수용체)이라 명명된 독특한 유사항원 단백질이 있다. 인간 항체 크기의 1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작으면서 감염성 단백질과 결합할 때 감염 퇴치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하학적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연구 책임자 중 1명인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의 아론 르보 교수(병리학)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작은 유사항체 단백질은 우리 인간의 항체가 인식할 수 없는 단백질의 구조를 인식하게 해주며 인간 항체가 접근할 수 없는 구석구석까지 침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VNAR 치료제를 개발 중인 영국 생물의학기업 엘라스모겐(Elasmogen)과 위스콘신대 연구진은 상어 VNAR를 인간세포에 주입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와 세포에서 복제될 수 없는 코로나19바이러스 1종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수십 억 개의 후보들 중에서 바이러스의 인간세포 감염을 막는 3종류의 VNAR 후보를 확인했다. 이 3종의 VNAR은 2003년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SARS) 유행을 낳았던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1)의 감염도 차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르보 교수는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에 대비해 상어 VNAR 치료제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미래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이라고 말했다. 연구 공동책임자인 엘라스모겐의 캐롤라인 바렐 연구원은 “흥미로운 점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이 새로운 잠재적 약물분자들이 이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하는 다른 생물학적 약재 및 항체와 작용 기전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상어 VNAR을 이용한 미래의 코로바이러스 치료제는 여러 종류의 VNAR을 혼합한 칵테일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다양한 변이에 맞서기 위한 전략이다. 그렇지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실험실에서만 확인됐고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것이기에 아직 속단해선 안 된다“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르보 교수는 상어 VNAR이 암 진단과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지를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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