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휴교 조치 내리는 뜻밖의 이유

[사진=DONGSEON_KIM/gettyimagebank]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7일 전국 초중고교에 휴교를 요청했다.

우리나라는 유치원과 초중고의 신학기 개학을 3월 2일에서 9일로 연기해둔 상태. 상황에 따라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란, 이탈리아 등에서도 휴교 조치가 잇따르고 있으며,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도 지역사회 확산이 발생할 경우 학교를 휴교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감염병 유행을 맞아 학교를 닫는 것은 어린이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보스턴 글로브 미디어가 운영하는 건강 뉴스 사이트 ‘스태트(STAT)’에 따르면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확산과정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감염병의 피해자로서가 아니라, 감염병을 퍼뜨리는 주체로서의 아이들의 역할이다. 연구에 따르면 독감의 전파과정에서 아이들은 분명 전파자 역할을 한다. 자식을 키워본 부모라면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독감에 옮아온 아이 탓에 온 식구가 함께 앓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증상을 감추거나, 동선을 속이는 식의 악의적인 전파자는 아니다. 그러나 감염병 확산 과정에서 아이들의 역학적 역할을 따져보는 것은 보건당국이 향후 대책을 수립하는 데 요긴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과정에서 아이들이 전파자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어린이 감염자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중국 통계를 보면 확진자 중 9세 이하 어린이는 1%도 안 되고, 9~19세 청소년도 1.2%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대목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실제로 덜 감염되는 것인지, 아니면 증상이 너무 경미한 탓에 보건당국의 방역망에 포착되지 않은 것인지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코로나바이러스 전문가 랠프 바릭 박사는 중국에서 일부 어린이들은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거의 증상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홍콩 대학교 말릭 페이리스 교수는 “증상이 없다고 해서 감염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바릭 박사와 페이리스 교수는 이런 정황을 종합할 때, 이번 코로나19의 전파 과정에서 아이들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어린이 청소년은 또래 집단의 결속력이 강하며, 놀이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잦기 때문에 자신이 감염된 것을 모른 채 지역 사회에 전염병을 전파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그런 의미에서 휴교는 당국이 고려해볼 만한 유력한 방역 전략 중 하나다. 다만, 휴교가 장기화하면 그 효과는 사라지기 쉽다. 아이들의 특성상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집에만 머물러 있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소득 가정이 받는 타격도 무시할 수 없다. 학교 급식을 먹지 못해 아이들이 결식하거나, 부모가 아이를 돌보느라 일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

[코로나맵=이동훈님 제공]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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