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정복 눈앞? 내성 극복한 치료제 개발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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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lexskopje/shutterstock]

인류가 에이즈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날이 올까? 최근 ‘네이처’에 실린 논문은 에이즈 치료제의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에이즈는 바이러스 HIV가 인간 면역 체계를 무너뜨려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 1981년 HIV를 발견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7800만 명이 감염됐고, 그중 절반가량이 사망했다. 치료제 개발로 에이즈로 인한 사망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현재 에이즈 치료제는 약을 평생 매일 복용해야 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다. 매일 다량의 약 복용으로 나타나는 부작용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내성으로 인해 치료 효과가 점점 떨어진다는 점이다.

내성이 생기는 이유는 현재 HIV 표준 치료법 ART(세 종류 이상의 항레트로 바이러스 약물 투입 방법)가 활성화된 바이러스만 공격하고, 바이러스 숙주 세포에 숨어있는 HIV 잠복 세포는 공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휴면 상태의 HIV 잠복 세포는 기회를 틈타 바이러스 생산을 급격히 늘리는 데다가 약물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한 돌연변이를 만들어내면서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게 된다.

26일(현지 시간) 미셸 누센즈바이그 미국 록펠러 대학교 면역학 교수 연구팀이 ‘네이처’에 실은 논문은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혈액 속 HIV 바이러스 수치를 조절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항체 두 개(3BNC117, 10-1074)의 결합이 휴면 상태의 HIV 세포까지 공격해 바이러스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었다는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일시적으로 ART 치료를 중단한 11명의 에이즈 환자를 대상으로 합성 항체를 투여한 결과, 9명의 환자가 HIV 바이러스 억제 상태를 15주 이상 유지했다. 바이러스가 가장 빨리 되살아난 두 명은 항체 2종에 대해 모두 내성이 있는 HIV 변종을 보유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참가자 중 두 명은 ART 치료 없이 1년간 바이러스 반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 연구 참가 시 이미 HIV 수치가 높았던 환자에게서는 합성 항체의 효과가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7명 중 4명은 약 3개월간 HIV를 억제했다.

더불어 연구팀은 합성 항체를 투여한 참여자에게서 HIV 반동이 나타난 이후 검출된 바이러스 종류가 ART 치료 이후에 나타난 바이러스 종류보다 더 적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합성 항체가 활성화된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HIV 잠복 세포에서 성장하는 바이러스도 공격하면서 바이러스 종류를 줄였다고 보고 있다.

연구를 총괄한 누센즈바이그 교수는 “합성 항체로 에이즈를 억제하지 못한 2명이 있기에 완벽히 HIV를 퇴치한 것은 아니지만,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한 번 투약으로 1년간 약효가 지속되는 항체를 곧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에이즈 치료제와 비교하면 1년은 매우 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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