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지루함이 슬픔보다 위험… 자해 가능성

 

주말부터 샌드위치 휴일까지 긴 휴식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런데 이 시간이 즐거웠다기보다 권태롭고 지루했다고 느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휴일은 빈둥대면서 나태하게 보내는 게 맛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따분하고 무료하기만 했다면 이는 오히려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최근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슬픈 감정을 느끼는 사람보다 지루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자해할 가능성이 높다.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지루한 감정 상태를 보인 참가자들이 스스로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횟수와 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전기충격은 고통스럽고 불쾌한 감정을 일으키지만 동시에 자극적이기 때문에 흥분 및 각성 상태에 이르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연구팀은 스스로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행위를 관찰한 이번 실험을 통해 고의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연구팀은 69명의 실험참가자들을 모집해 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기 다른 세 영상을 시청하도록 했다. 한 그룹은 골수이식이 필요한 아픈 소녀가 등장하는 영상을 봤는데, 이는 실험참가자들이 슬픈 감정에 도달토록 만들기 위한 설계 상황이다.

두 번째 그룹은 신경생물학자 에릭 캔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봤다. 이는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지 않고, 중립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실험 환경이다. 마지막 세 번째 그룹은 캔들이 친구들과 테니스 치는 장면을 83초 길이로 잘라내 이 장면만 한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시청했다. 이는 실험참가자들이 지루한 상태에 이르도록 유도된 실험 설계다.

실험참가자들은 영상을 본 뒤 감정 테스트를 받았다. 테스트 분석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연구팀이 유도한 대로 각각 슬픔, 중립적인 감정, 지루한 감정 상태에 이르렀다.

또 앞서 영상을 보기 전,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의 몸에 전기충격을 가할 수 있는 기기를 연결했다. 그리고 그들이 영상을 보는 동안 원한다면 언제든 스스로에게 원하는 강도로 전기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이 영상을 보기 시작한 뒤 15분이 지난 시점과 1시간이 지난 시점 각각 전기충격을 가한 횟수, 전기충격의 강도 등을 체크했다. 전기충격기의 최고 강도는 20밀리암페어로, 이는 고통을 일으키지만 신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다.

집계한 데이터의 통계 수치에 따르면 슬픈 감정과 중립적인 감정 상태에 있는 실험참가자들의 전기충격 횟수 및 강도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반면 지루한 상태에 있었던 실험참가자들은 다른 두 그룹에 비해 전기충격을 가하는 횟수와 강도가 높았다.

특히 과거 자해를 저지른 이력이 있는 실험참가자들일수록 이 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중립적인 감정 상태에 있는 실험참가자들이 평균 2밀리암페어의 전기충격을 가한 동안, 이들은 평균 20밀리암페어의 충격을 가하는 극단적인 행동을 보였으며 충격을 가하는 횟수 역시 보다 잦았다.

이번 실험을 통해 볼 때 지루하고 권태로운 생활을 하는 사람이 슬픈 감정을 느끼는 사람보다 자해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교도소에 있는 범죄자 중 독방에 수감된 사람들이 특히 자해를 자주 저지른다는 점도 이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정신의학(Psychiatry Research)저널’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