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산후조리원… 아기 감염 등 피해 급증

 

산후조리원 내에서 감염 등 질병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산후조리원 관련 상담 897건 가운데 상세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684건을 분석한 결과, 질병과 상해 관련 상담이 179건으로 26.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8건)보다 2.3배나 증가한 수치다.

질병과 상해로 인한 피해 상담은 신생아 피해가 91.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생아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감염이 82.8%로 가장 잦았고, 상해 8%, 황달 등 기타 질병 6.7%의 순이었다.

신생아 감염으로는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이 24.4%로 가장 많았고, 뇌수막염(14.1%), 폐렴(11.1%), 감기(10.4%), 장염(8.9%)이 뒤를 이었다.

영유아나 아동에게 주로 발생하는 로타바이러스는 감염증은 구토, 발열과 함께 설사를 일으켜 탈수증을 유발한다. 보통 39도가 넘는 고열이 4~6일간 지속된다. 영유아의 경우 탈수가 너무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화장실에서 변을 보거나 아이의 기저귀를 바꾼 뒤 손을 씻지 않으면 쉽게 전파될 수 있다. 때로는 오염된 물을 통해서도 옮겨진다.

뇌수막염은 바이러스가 뇌척수액 공간을 침투해 발생한다. 여러 가지 바이러스가 뇌수막염에 관여하지만, 수막구균일 경우 영유아에게 치명적이다. 한국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에 따르면 감염자 10명 중 1명은 첫 증상 이후 하루 내지 이틀 안에 사망하고, 5명 중 1명은 사지절단, 뇌손상, 청각장애 등의 후유증을 겪는다. 영유아 때 발병하면 회복돼도 학습장애나 성장불균형 등에 시달릴 수 있다.

하지만 신생아 감염에 대한 산후조리원의 사후 조치는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이 산후조리원에서 감염이 발생한 신생아의 보호자 82명을 조사한 결과, 감염사실을 처음 확인한 경우도 산후조리원 종사자(42.7%)보다 보호자(57.3%)가 더 많았다. 소비자원은 “이마저도 보호자가 산후조리원에 항의한 뒤에야 신생아에 대한 병원진료가 이뤄졌다”며 “산후조리원 내 신생아실의 집단감염 사례도 빈번해 정부 소관부처의 관리감독 강화와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소비자원은 신생아 감염사고에 대한 관리감독과 처벌규정 강화, 감염예방 교육대상 범위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제도개선안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한 상태다. 소비자원은 “산후조리원 사업자에게도 모자동실 확대, 외부 출입자 통제와 관리 강화, 신생아 물품 개별 사용 및 관리 강화 등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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