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없이 휘르르~ 도심 매미 소음에 짜증

도심 속 불청객 말매미 합창…스트레스 유발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도심 내 매미 떼들의 소음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주택가 곳곳에서 울어대는 통에 단잠을 깨는 일도 빈번하다. 이처럼 요란한 매미 소리는 일상에 불편을 끼칠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매미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열섬현상으로 높아진 도심 기온과 밝은 조명이 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높은 기온과 밝은 빛은 곤충들이 서식하기 좋은 요건을 만든다. 따라서 서울과 수도권이 지방 소도시보다 오히려 매미 밀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거주하는 참매미와 말매미 중 특히 시끄러운 소음을 내는 주범은 말매미다. 참매미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좀 더 정겹게 느끼는 매미 소리인 ‘맴맴’ 소리를 내는 반면, 말매미는 ‘취르르르’ 길게 소리를 빼며 짜증을 일으키는 소음을 낸다.

한때 매미소리는 시골 정취를 느끼게 하는 정겨운 소리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택가와 가로수길 등 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매미가 달라붙어 사람들을 괴롭히는 소음이 되고 있다. 특히 매미는 한 마리가 울면 동시다발적으로 다른 매미들도 함께 떼 지어 울기 때문에 소음의 크기가 상당하다.

말매미는 보통 기온이 섭씨 28~29도까지 올라가면 지속적으로 우는 습성이 있다. 열대야로 인해 밤 기온까지 높아지면 날이 어두워져도 울게 된다. 매미는 주행성 곤충이기 때문에 날이 어두워지면 잘 울지 않지만 도심 속 밝은 불빛이 낮이라는 착각을 일으켜 지속적으로 울게 만든다.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는 매미 소리는 일종의 소음 공해가 되고 있다. 소음 공해는 인간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뿐 아니라 두통이나 청력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의 한 연구에 따르면 소음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혈압이 상승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방출되기도 한다. 또 스트레스가 만성이 되면 심혈관질환과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3000~5000Hz의 고주파로 사람의 귀에 해로운 주파수 대역이다. 따라서 이러한 소음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귀 건강이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소음과 건강의 상관관계가 이처럼 명확하지만 매미로 인한 소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책은 아직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매미는 병해충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방역 작업을 할 수 없다. 또 말매미가 좋아하는 플라타너스 나무를 비롯한 가로수 종류 교체, 야간 조명의 소등 관제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당장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이다. 가로수 길을 걸을 때 고막을 찢을 듯한 매미 소리가 고통스럽다면 평소 귀마개를 소지하고 다니고, 밤잠을 방해받고 있다면 잠자리에서 귀마개를 착용하는 편이 좋다. 귀마개는 소음을 10~15㏈ 감소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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